[올림픽] 초등 2년 꿈 이룬 여서정 "아빠에게 뭔가 이뤄드리고 싶었어요"

특별취재단 = 아빠의 원대한 꿈 이전에 딸의 기특한 꿈이 자라고 있었다.

아버지 여홍철(50) 경희대 교수에 이어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여서정(19·수원시청)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쓴 메모가 공개돼 화제가 됐다.

'스포츠조선'이 공개한 메모지에는 여서정이 삐뚤빼뚤한 글씨로 '아빠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못 땄다.

내가 체조를 열심히 해서 올림픽에 출전하여 금메달은 아니어도 메달을 따서 아빠 목에 걸어드릴 것이다'고 쓴 내용이 담겨 있었다.

막 체조를 시작한 시기였다.

훈련을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어린 나이에 벅찰 텐데, 여서정은 그때부터 올림픽 메달의 꿈을 키우고 있었다.

한국 최초의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여서정은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이렇게 많은 분이 관심을 주시고 나와주실 줄 몰랐는데 뭔가 진짜 올림픽에서 입상한 것이 실감이 나고 기분이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여서정은 지난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33점을 획득해 참가 선수 8명 중 3위를 차지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초등 2년 꿈 이룬 여서정 "아빠에게 뭔가 이뤄드리고 싶었어요"

19살의 여서정은 한국 여자 기계체조 사상 첫 메달리스트가 된 것은 물론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도마에서 은메달을 따낸 아버지와 함께 최초의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기록도 세웠다.

여서정은 "인터뷰 다 끝나고 (아빠에게) 전화했는데 아빠가 계속 축하한다는 말씀만 해주셨던 것 같다"며 웃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의 메모가 거짓말처럼 이뤄진 것에 대해서는 "그거 어디에서 찾았는지 모르겠는데…"라며 난처해했다.

그는 "그거 쓸 때 그냥 처음에 아빠가 금메달을 못 땄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이제 아빠한테 뭔가 이뤄드리고 싶은 그런 마음으로 썼지 않았나 싶다"며 부끄러워했다.

한국 여자 기계체조 사상 첫 올림픽 종목 결선 진출에 사상 첫 메달까지, 여서정은 첫 올림픽에서 오랫동안 간직한 꿈을 이뤄냈다.

그는 "정말 정말 기분이 좋다"며 "그래도 열심히 준비했었으니까 거기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 같아서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여서정은 "올림픽 입상을 했는데 여기서 끝이 아니라 이걸 발판으로 삼아서 이제 더욱더 열심히 성장하는 여서정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올림픽] 초등 2년 꿈 이룬 여서정 "아빠에게 뭔가 이뤄드리고 싶었어요"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