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의 여자탁구 '막내 에이스'…경기를 할수록 성장하는 모습 보여
3년 후 파리올림픽 활약 기대…"도쿄올림픽 경험삼아 더 좋은 경기"
[올림픽] 탁구도사·외팔선수·팔꿈치 출혈…'많이 배운' 신유빈
특별취재단 = 비록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2020 도쿄올림픽은 열일곱 살 신유빈(대한항공)에게 많은 선물을 안겨 준 대회다.

지난해까지 신유빈은 주로 '탁구 신동'으로 불렸다.

그러나 지금은 지난해 초 올림픽 단체전 예선에서 맹활약하며 얻은 '막내 에이스'라는 수식어가 더 자주 쓰인다.

그도 그럴 것이 신유빈은 이번 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여자부 6명의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으로 통과했다.

어린 나이에 '에이스'로 기대감을 한 몸에 받으며 처음 올림픽 무대에서 신유빈은 당차고 공격적인 플레이로 탁구에 관심을 끊었던 팬들까지 매료시켰다.

한국 탁구는 팬과 동호인은 많지만, 엘리트 선수들의 저변은 좀처럼 넓어지지 않고 있으며 실력은 정체해 있다.

완만하게 하락세를 보여온 국제대회 성적표를 바라보는 팬들의 마음은 답답했다.

신유빈의 등장은 '이기는 탁구'를 기다려온 탁구 팬들의 가슴을 뻥 뚫리게 했다.

메달을 따내지 못했지만, 병아리가 '삐약'하는 듯한 기합 소리와 함께 진심을 다하는 표정으로 탁구채를 휘두르는 신유빈은 이미 스타로 떠올랐다.

최고의 무대인 올림픽에서의 다섯 경기 경험은, 신유빈의 '앞으로'를 더 기대하게 만든다.

[올림픽] 탁구도사·외팔선수·팔꿈치 출혈…'많이 배운' 신유빈
단식 2회전에서는 올림픽 탁구 사상 최고령 출전자인 58세 '탁구 도사' 니샤아렌(룩셈부르크)을 만나 접전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5번째 출전하는 '백전노장'을 상대로 신유빈은 한 세트를 마칠 때마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유빈은 단식 3회전에서는 자신(85위)보다 세계랭킹이 70계단 높은 두호이켐(홍콩)에게 2-4로 졌다.

신유빈은 그러나 먼저 두 세트를 내주고도 다음 두 세트를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며 정신적으로 강해진 모습을 보였다.

폴란드와의 단체전 16강전에서는 1복식에서 '외팔 선수' 나탈리아 파르티카를 상대했다.

장애를 딛고 장애인 탁구와 일반 탁구에서 모두 경쟁하는 파르티카를 보며 신유빈은 '올림픽 정신'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을 터다.

신유빈은 "까다로운 선수들과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다"면서 "이들과 상대한 게 앞으로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올림픽] 탁구도사·외팔선수·팔꿈치 출혈…'많이 배운' 신유빈
신유빈은 독일과의 8강전에서는 4단식에 나서 '수비 전문' 베테랑 한잉(38)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했으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플레이로 팬들을 감동하게 했다.

신유빈은 2세트 도중 테이블 모서리에 오른팔 팔꿈치가 부위가 쓸려 피가 났지만, 밴드를 붙이고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테이블 앞에 섰다.

흔들리지 않고 듀스 접전 끝에 2세트를 따내며 세트점수 1-1로 균형을 맞췄다.

탁구 팬들은 벌써 3년 뒤 파리 올림픽을 기대하고 있다.

신유빈은 "(팔꿈치) 상처는 신경 쓰지 않았다.

(3단식에서) (전)지희 언니가 잡아줬는데 그저 마무리하지 못한 게 미안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쿄올림픽을 경험 삼아 앞으로 더 좋은 경기를 펼치도록 훈련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