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현지 정서와는 동떨어진 발언을 잇달아 쏟아내 가뜩이나 올림픽에 부정적인 일본인들의 여론을 악화시키고 있다.

2일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인 야후재팬에는 바흐 위원장의 최근 인터뷰를 비난하는 댓글이 9000개 넘게 달렸다. 그는 지난달 30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인의 90%가 올림픽 방송을 시청할 정도로 대회 개최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일본인은 매우 공평한 국민이어서 외국 선수의 경기 중계도 열심히 시청한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 개막식 시청률이 56.4%에 달하는 등 일본의 중계방송 시청률이 높은 점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본인의 절반 이상이 올림픽을 반대하는 사실을 외면한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개막 이후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는데도 도쿄올림픽은 안전하다는 메시지도 반복했다. 그는 “선수촌은 세계에서 가장 검사를 많이 받는 공동체이며 도쿄올림픽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제한을 받는 스포츠 이벤트”라고 했다.

바흐 위원장의 자신감과 달리 전날에도 대회 관계자 18명의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 대회 관계자 중 하루 감염자 수가 10명 안팎이었던 개막 전후에 비해 1주일 새 두 배로 늘었다. 일본 전역에서도 1만177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등 4일 연속 1만 명 이상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일본 정부는 이날부터 도쿄와 오키나와 외에 수도권 3개 현과 오사카로 긴급사태를 확대했다.

바흐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한 네티즌은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올림픽 시청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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