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역도 대표로 8월 2일 여자 최중량급 출전
[올림픽] '사상 첫 성전환 올림피언' 허버드 "길 열어준 IOC에 감사"

특별취재단 =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 중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 서는 로럴 허버드(43·뉴질랜드)가 자신의 도쿄올림픽 출전 허락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감사 인사를 했다.

로이터통신은 30일 "뉴질랜드 역도 대표팀에 뽑힌 뒤 침묵했던 허버드가 도쿄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IOC에 고마움을 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허버드는 "올림픽이 우리의 희망과 이상, 가치를 이야기는 국제적인 이벤트라는 걸 알게 됐다.

나의 올림픽 출전을 위해 힘써 준 IOC에 감사하다"고 짧은 성명을 냈다.

허버드는 8월 2일 일본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리는 역도 여자 최중량급(87㎏ 이상)에 출전한다.

허버드는 남자로 태어났고, 105㎏급 남자 역도 선수로 활약했다.

남자 선수로 활동할 때의 이름은 '개빈'이었다.

2013년 성전환 수술을 한 하버드는 IOC가 2015년 성전환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하면서 여성부 경기에 출전할 자격을 얻었다.

IOC는 당시 성전환 선수가 여성부 대회에 출전하려면 첫 대회 직전 최소 12개월간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혈중농도가 10nmol/L(혈액 1리터당 10나노몰. 나노는 10억분의 1) 이하여야 한다는 지침과 함께 출전을 허용했다.
[올림픽] '사상 첫 성전환 올림피언' 허버드 "길 열어준 IOC에 감사"

허버드는 2015년부터 여러 차례 남성 호르몬 수치 검사를 했고, 2016년 12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IOC와 IWF가 제시한 수치 이하로 떨어지자 '여자 역도선수 자격'을 얻었다.

2017년부터는 뉴질랜드 국가대표로 뛰었고, 그해 1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여자 최중량급 경기에서 인상 124㎏, 용상 151㎏을 들어 합계(275㎏) 2위에 올랐다.

성(性)을 바꾼 선수가 세계역도선수권에서 메달을 딴 건 허버드가 처음이었다.

허버드는 '역도 약소국' 뉴질랜드에서 남녀 합해 최초로 세계역도선수권대회 메달을 손에 쥔 선수로도 기록됐다.

2021년 여름, 허버드는 많은 논란 속에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뉴질랜드 올림픽위원회 등 많은 단체와 사람들이 허버드의 올림픽 출전을 응원한다.

그러나 선수들 사이에서는 "공정하지 않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허버드가 '남자 선수'일 때 만든 최고 개인 기록은 1998년 작성한 합계 300㎏이다.

그가 뛰던 남자 105㎏급 경기에서는 국제 경쟁력이 없는 기록이다.

여자부 경기에서 허버드는 합계 기준 개인 최고 285㎏을 들었다.

이번 올림픽에도 출전하는 여자 최중량급 세계 최강 리원원(중국)이 보유한 세계기록 332㎏과는 격차가 크지만, 허버드가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면 도쿄올림픽에서 동메달 정도는 노릴 수 있다.

허버드가 플랫폼 위에 서는 순간, 그는 또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설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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