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서 '천적' 천위페이에 패배…"이 정도 열심히 해서 안 되면 더 열심히"
"한국 가면 술 한잔만 하고 싶어요"
[올림픽] 하루도 안 쉰 '라켓소녀의 눈물'…안세영 "계속 도전할게요"

특별취재단 = 배드민턴 천재 소녀로 주목받는 안세영(19·삼성생명)이 '천적' 천위페이(23·중국)에게 4강 진출권을 내주고 결국 눈물을 쏟고 말았다.

안세영은 30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 8강전에서 천위페이에게 0-2(18-21 19-21)로 졌다.

안세영은 2게임 막판 발목을 다쳐 응급 치료를 받고도 끝까지 천위페이를 추격했지만 끝내 역전하지 못했다.

안세영은 허탈한 듯 고개를 푹 숙이고 의자에 걸터앉아 코트를 떠나지 못했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도 안세영은 그렁그렁 눈물이 고인 채 훌쩍이면서 인터뷰를 했다.

안세영은 "후회 없이 준비했다.

선생님(장영수 대표팀 코치)은 제가 새벽이나 야간에 같이 운동 나가자고 해서 정말 열심히 훈련을 같이 해주셨는데 기대만큼 성과가 안 나온 것 같아서 너무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발목 상태에 대해서는 "이보다 더 크게 다쳤어도 훈련한 게 아까워서라도 계속 뛰었을 것"이라고 했다.

[올림픽] 하루도 안 쉰 '라켓소녀의 눈물'…안세영 "계속 도전할게요"

안세영은 "많은 분이 제 공격력이 약하다고 하셔서 더 열심히 공격을 준비했다.

쉬는 날 없이 계속 선생님이 올려주시는 공으로 공격을 연습했다"며 "확실히 경기에서는 긴장도 많이 해서 그런 게 안 나온 게 아주 아쉽다"고 속상해했다.

울먹이다가 말을 못 잇던 안세영은 "선생님들께 죄송하다.

정말 죄송함이 너무 크다"며 대표팀 코치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기대도 많이 해주시고 정말 열심히 훈련해주셨는데, 제가 아직은 많이 부족한가 봐요"라며 눈물을 훔쳤다.

안세영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1회전 만에 탈락한 이후 '하루도 안 쉬고 준비하겠다'고 다짐했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고 했다.

안세영은 "후회 없이 준비해서 이 정도의 성과가 나왔다.

그렇게 준비해서도 안 됐으니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취소 이야기도 나왔지만, 저는 올림픽이 열릴 것으로 믿고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며 "안 쉬기도 했는데…. 이보다 더 열심히 준비해야 하나 봐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올림픽은 끝났지만 계속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응원의 힘이 컸다며 팬들에게 고마움도 전했다.

안세영은 "정말 많이 응원해주셔서 여기까지 올라온 것은 저에게 큰 의미"라며 "응원 덕분에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배드민턴' 하면 복식을 많이 떠올리신다.

단식을 많이 알리고 싶었는데 아쉽게 됐다"며 "아직도 단식이 약하다는 말이 또 나오겠네요"라며 아쉬워했다.

[올림픽] 하루도 안 쉰 '라켓소녀의 눈물'…안세영 "계속 도전할게요"

이날 안세영에게 패배를 안긴 천위페이는 이번 올림픽 1번 시드를 받은 선수다.

안세영은 이날 경기로 천위페이에게 5전 전패를 당했다.

천위페이를 꼭 넘어서고 싶다고 자주 말했던 안세영은 "집중력의 차이 같다.

1∼2점에서 승부가 갈리기 때문"이라며 "인내심과 집중력에서 천위페이보다 부족해서 오늘 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안세영은 어머니가 늘 말씀하시던 '10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말에 대해 "오호리 아야(일본)는 푸살라 신두(인도)에게 10번 다 졌다"며 "엄마가 그 기록을 보시고 '안 넘어가는 나무도 있구나'라고 하셨다"며 웃었다.

하지만 "계속 도전해봐야죠"라며 언젠가는 천위페이를 넘어뜨리겠다고 다짐했다.

안세영은 한국에 돌아가면 "술 한잔만 하고 싶다.

딱 한 잔만"이라며 "한 번도 안 먹어봤다.

기분 좋게 마시면 좋았을 텐데"라며 잠시 훈련에서 벗어나 스무 살의 자유를 느껴보고 싶다고 했다.

마음이 힘들 때면 늘 진천선수촌의 별을 보며 안정을 찾았던 그는 "일본에서는 멋진 달을 봤는데 소원은 안 이뤄지더라"라며 미소를 지었다.

[올림픽] 하루도 안 쉰 '라켓소녀의 눈물'…안세영 "계속 도전할게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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