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여자 단식에 참가한 파울라 바도사가 더위에 탈진해 경기를 포기한 채 휠체어에 실려나가고 있다. 사진=REUTERS
테니스 여자 단식에 참가한 파울라 바도사가 더위에 탈진해 경기를 포기한 채 휠체어에 실려나가고 있다. 사진=REUTERS
찜통 더위 속 도쿄올림픽 육상경기를 강행하면 선수들의 생명이 위험하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마라톤 등 일부 종목 개최 장소가 옮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28일(현지시간) 스웨덴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업체 '헥사곤'은 일본의 기온과 습도를 상정하고 1만m 달리기 경기를 치렀을 때 선수의 체온 변화를 추정한 결과를 공개했다.

도쿄의 7월 기후평균인 기온 27도, 습도 70% 상황에서 선수가 도쿄올림픽 스타디움 트랙을 1만m를 달리면 몸 안쪽 체온(심부체온)이 39도까지 오른다는 결과가 나왔다. 인간의 체온이 38도를 넘어서면 '고열'에 해당하며 39도에서는 열사병에 노출된다.

기온과 습도를 각각 32도와 90%로 올리고 같은 실험을 하자 선수의 심부체온은 39.7도까지 올랐다. 머리의 심부체온 역시 39.2도에 달해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될 것으로 우려됐다. 지난 수요일 도쿄의 기온은 31도, 습도는 70%를 기록했다. 헥사곤은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하는 경기는 위험하다고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선수들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일부 행사 개최지를 변경하는 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데일리스포츠는 이날 "IOC가 마라톤 종목 개최지를 삿포로로 변경하는 것을 포함해 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다카타니 마사테츠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 대변인은 "최선의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내달 6일로 예정된 여자 축구 결승전에 대해서는 일정 변경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