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故 유상철 감독의 J리그 시절 홈구장에서 득점포
득점 이후 '스윙 세리머니'…"야구 대표팀 강백호와 약속"

[올림픽] '진화하는 막내형'…이강인, 2경기 교체 출전·2경기 연속포
특별취재단 = 마침내 시동이 제대로 걸린 김학범호의 '막내형' 이강인(발렌시아)이 2경기 연속골로 2020 도쿄올림픽 8강 진출에 큰 힘을 보탰다.

이강인은 28일 일본 요코하마의 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와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후반 12분 황의조(보르도) 대신 그라운드를 밟은 뒤 5-0으로 앞서가던 후반 37분 멋진 중거리포로 한국의 6-0 대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맏형' 황의조(보르도)가 해트트릭을 달성하자 교체로 투입된 이강인의 '득점 본능'도 함께 봉인 해제됐다.

루마니아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페널티킥과 왼발슛으로 멀티골을 작성하며 이번 대회 자신의 1, 2호 골을 완성한 이강인은 온두라스를 상대로 후반 12분 교체 투입돼 그라운드를 밟은 지 단 15분 만에 자신의 3호 골을 달성했다.

2경기 연속골에 성공한 이강인은 이날 해트트릭을 기록한 황의조와 함께 김학범호 득점랭킹 공동 1위로 우뚝 섰다.

이강인은 뉴질랜드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선발로 나섰지만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공격포인트 없이 후반 14분 교체되는 아쉬움을 맛봤다.

그리고는 루마니아와 2차전에는 교체멤버로 빠졌다.

몸이 제대로 풀리지 않은 이강인은 루마니아와 2차전에서 후반 33분 황의조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주어진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강인은 후반 39분 설영우(울산)가 유도한 페널티킥을 득점으로 바꿨다.

특히 이강인은 선배들에게 자신이 차겠다고 먼저 얘기했고, 선배들은 이강인의 기를 살려주려고 흔쾌히 허락하는 훈훈한 장면도 연출됐다.

이강인은 후반 45분 강윤성(제주)의 패스를 받아 왼발 논스톱 슛으로 멀티골을 완성하며 자신감을 완전히 찾았다.

[올림픽] '진화하는 막내형'…이강인, 2경기 교체 출전·2경기 연속포
김학범 감독은 이날 온두라스전에서도 이강인은 황의조의 백업 스트라이커 자원으로 활용했고, 2경기 연속 교체로 출전한 이강인은 6-0 승리를 완성하는 마지막 득점을 책임졌다.

특히 이강인은 득점 뒤 방망이를 휘두르는 모습의 '야구 세리머니'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야구대표팀의 강백호(kt)와 약속을 지킨 세리머니였다.

더불어 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은 이강인이 어릴 적 출연했던 예능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서 스승을 맡았던 고(故) 유상철 감독이 J리그 시절 활약했던 요코하마 마리노스의 홈구장이라 득점의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강인은 2경기 연속골의 소감을 묻자 "골보다 팀 승리가 제일 중요했다.

그것을 위해 이틀 동안 코칭스태프와 정말 힘들게 잘 준비해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큰 승리를 거둬서 행복하다.

분위기도 많이 좋아졌다.

다음 경기도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슈팅 감각이 좋아지는 것에 대해서도 "아직 아니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그런 점에서 좀 아쉽다.

좀 더 잘 준비하고 잘해서 더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강인은 "8강전까지 최상의 몸컨디션이 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분석하겠다"라며 "다음 경기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