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동성 결혼 후 2018년 아들 얻은 성소수자 올림픽 챔피언
[올림픽] 네 번째 도전에 금메달 데일리 "성 소수자들에 힘이 되기를"
특별취재단 = 26일 다이빙 남자 싱크로 10m 플랫폼에서 금메달을 따낸 톰 데일리(27·영국)는 여러 면에서 화제를 모았다.

먼저 이 종목은 2004년 아테네 대회부터 중국이 4연패를 달성한 강세 종목이었으나 이날 데일리와 매티 리 조가 우승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중국의 5연패를 저지한 영국 조 가운데 데일리는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자신의 네 번째 올림픽 도전에서 첫 금메달을 따내 감격이 더 했다.

데일리는 불과 14살 때인 베이징 대회부터 올림픽에 출전했다.

당시 영국 언론에서 1960년 로마 올림픽 조정에 출전한 켄 레스터 이후 영국 최연소 남자 올림픽 출전 선수라며 데일리를 집중 조명했다.

데일리는 어린 나이에 주위 큰 관심을 받고 출전한 베이징 올림픽에서 10m 플랫폼 7위, 싱크로 10m 플랫폼 8위의 성적을 냈다.

이후 2012년 런던올림픽 10m 플랫폼 동메달을 따내며 영국의 '스포츠 스타'로 발돋움했고, 2016년 리우에서는 싱크로 10m 플랫폼에서 또 동메달을 획득했다.

[올림픽] 네 번째 도전에 금메달 데일리 "성 소수자들에 힘이 되기를"
이번에 4번째 올림픽 도전에서도 중국의 벽이 워낙 높아 금메달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데일리는 20대 후반의 나이에 올림픽 첫 금메달의 숙원을 풀어냈다.

전날 스케이트보드에서 13세 니시야 모미지(일본)가 금메달을 따내고, 한국 양궁 국가대표 김제덕도 17세 나이에 2관왕에 오르는 등 처음 나온 올림픽에서 곧바로 시상대 맨 위에 오르는 선수들에 비하면 네 번째 도전에서야 금메달을 거머쥔 데일리의 기쁨은 여느 금메달리스트보다 훨씬 컸을 터다.

사실 올림픽은 네 번 출전하기도 쉽지 않은 대회이기 때문이다.

그는 금메달을 따낸 뒤 "정말 믿을 수 없는 결과"라며 "올림픽 챔피언이라는 소개를 들으면서 엉엉 울 수밖에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데일리는 "이 순간은 내가 다이빙을 20년간 해오면서 늘 꿈꿨던 장면"이라며 "사실 2016년 리우에서는 금메달을 기대했지만 이번엔 그러지 못했다"고 기뻐했다.

특히 올해 6월 무릎 반월판 연골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금메달을 바라보기는 더욱 어려웠다는 것이다.

[올림픽] 네 번째 도전에 금메달 데일리 "성 소수자들에 힘이 되기를"
그는 "남편이 '네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격려해준 말이 큰 힘이 됐다"며 "내 아들에게도 멋있는 모습을 보이게 돼 더 의미가 크다"고 가족에게 고마워했다.

2013년에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공개한 데일리는 2017년 더스틴 블랙이라는 남자와 결혼했다.

2018년에는 대리모를 통해 아들 로버트를 얻었다.

데일리는 금메달을 따낸 뒤 "어릴 때부터 나는 사회가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에 아웃사이더와 같은 느낌이었다"며 "성 소수자들이 올림픽에 많이 출전하게 됐는데 오늘의 결과가 어린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