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트라이애슬론 남자 경기에서 여러 선수들이 구토를 하는 모습이 포착된 가운데 일본 언론은 "악취는 느껴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몇몇 일본 네티즌들은 "한국의 날조"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26일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이날 오다이바 해변 공원에서 열렸다"며 "도심 하천이 흘러드는 오다이바 바다는 준비 단계에서 악취와 높은 수온이 문제 됐지만, 이날 수질과 수온 모두 기준치에 적합해 무사히 경기가 실시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대회에 참가했던 선수들의 "해외 코스와 비교해도 수영이 쉬웠다", "아무 냄새도 느껴지지 않았다"와 같은 인터뷰를 추가했다.

이에 기사 댓글로 일본 네티즌들은 "네덜란드에서는 일본인이라면 절대 수영하지 않을 것 같은 탁한 운하, 호수에서도 물놀이를 한다", "트라이애슬론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구토하거나 휠체어에 실려 가는 건 흔한 일인데, 그걸로 악취로 엮는 건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일부 네티즌들은 "평소 일본을 적대적으로 생각하는 한국의 괴롭힘", "한국이 데이터를 올리고 비난하면 성실하게 반박하겠지만, 언제나처럼 한국은 근거 없이 매도한다" 등의 주장을 하면서 악취 문제를 제기하는 한국이 오히려 문제라는 입장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트라이애슬론 경기장의 악취는 외신에서도 문제를 제기했던 부분이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4일 "올림픽 개막이 임박했지만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열리는) 도쿄 야외수영장 악취가 진동한다"며 "2년 전에도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이 정한 대장균 기준치를 맞추지 못해 대회가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폭스미디어의 스포츠 채널 폭스스포츠 역시 지난 19일 '똥물에서의 수영, 올림픽 개최지 하수 유출의 두려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도쿄만의 수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며 "트라이애슬론 선수들의 우려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끝난 후 진행이 매끈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CNN은 "트라이애슬론 선수들이 기괴한 보트 사건을 겪었다"면서 경기 시작 후 수영 코스 위에 보트가 떠 있어서 입수한 선수들이 다시 출발대에 오르는 해프닝을 소개했다. 재출발을 해야 했던 선수들은 50명 중 절반 이상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기에는 노르웨이 선수 크리스티안 블룸멘펠트가 1시간45분04초로 우승했다. 크리스티안 블룸멘펠트 역시 경기 종료 후 구토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크리스티안 블룸멘펠트는 경기 직후 "보트 사고에 깜짝 놀랐다"며 "평소 훈련을 열심히 했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동메달을 딴 뉴질랜드 선수 하이든 와일드도 "배가 있는 것에 시선이 갔고, 심장 박동수가 많이 올라갔다"며 "침착함을 유지해야 했다"고 언급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