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올림픽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으로 7위
[올림픽] '눈물 흘린' 함은지 "오늘은 나에게 실망…다시 일어서겠습니다"
특별취재단 = 훈련 내내 '연습 기록'이 좋았고, 경기 당일에는 몸도 무척 가벼웠다.

자신의 첫 올림픽 경기를 앞둔 '한국 역도 경량급의 간판' 함은지(24·원주시청)의 마음도 들떴다.

그러나 인상 1차 시가가 끝난 뒤, 함은지의 표정은 굳었다.

아쉬운 결과에 함은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함은지는 26일 일본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역도 여자 55㎏급 A그룹 경기에서 인상 85㎏, 용상 116㎏, 합계 201㎏으로 7위를 했다.

인상 1차 시기부터 꼬였다.

함은지는 인상 1차 시기에서 85㎏의 바벨을 머리 위로 들었다.

처음에는 '굿 리프트(판정)'이 나왔다.

그러나 곧 심판진은 '실패 판정'을 의미하는 붉은 버튼을 눌렀다.

함은지는 "조금 의아했지만, '올림픽이니까, 더 세밀하게 보는구나'라고 생각하고 넘기려고 했다.

2차 시기에서 85㎏을 성공해 다 떨쳐낸 줄 알았는데, 3차 시기 때 정확한 동작을 너무 의식하다 보니, 오히려 자세가 더 흔들렸다"고 곱씹었다.

자신의 장기인 용상에서 반격하려던 계획도 틀어졌다.

함은지는 용상 1, 2차 시기에서 모두 115㎏에 실패했다.

상당한 압박감 속에서도 함은지는 용상 3차 시기에서 116㎏을 들어 실격을 피했다.

3차 시기에서 '굿 리프트' 판정이 나오자, 함은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흐르는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였다.

[올림픽] '눈물 흘린' 함은지 "오늘은 나에게 실망…다시 일어서겠습니다"
그러나 믹스트존에 들어선 함은지의 눈에서 다시 눈물 한 방울이 흘렀다.

함은지는 "오늘 경기장에 오는 데 '몸이 정말 좋다'고 느꼈다.

경기 직전 대기실에서 바벨을 들 때도 가볍게 느껴져서 '오늘 감이 좋다'고 생각했다"며 "내가 너무 일찍 긴장감을 놓은 것 같다.

나 자신에게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날 3위를 차지한 줄피야 친산로(카자흐스탄)의 합계 기록은 213㎏(인상 90㎏, 용상 123㎏)이었다.

함은지는 "최근 대회, 훈련 때 합계 210㎏을 꾸준히 들었다.

'생애 첫 올림픽에서 개인 기록도 새로 쓰고, 정상권 선수를 따라가 보자'라고 마음먹으며 도쿄올림픽을 준비했다"며 "그런데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고 자책했다.

그는 "일단 실력을 더 키워야 한다.

더 열심히 해야 국제무대에서 경쟁력 있게 싸울 수 있다"고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봤다.

함은지는 어린 나이에 한국 여자 역도 경량급 간판으로 자리매김했다.

국제무대에서의 실패는 결국, 성장의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이날 우승을 차지한 하이들린 디아스(필리핀)도 2008년 베이징에서는 10위에 그쳤고, 2012년 런던에서는 실격당했다.

함은지는 아직 20대 초반이다.

생애 첫 올림픽에서 받은 성적표에 크게 실망하던 함은지도 "다시 열심히 훈련하겠습니다.

저는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다짐하듯 말했다.

한국의 많은 역도인도 함은지가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