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승리로 분위기 끌어올린 한국, 결승전서 대만 완파
'막내' 칭찬한 '맏형' 오진혁 "김제덕이 오늘의 영웅"
[올림픽] 양궁 한일전 '2.4㎝'에 승부 갈렸다…김제덕의 결정적 10점(종합)
특별취재단 = '고교궁사' 김제덕(17·경북일고)이 만든 단 '2.4㎝'의 차이가 치열했던 남자 양궁 한일전 승부를 갈랐다.

오진혁(40·현대제철), 김우진(29·청주시청), 그리고 김제덕으로 이뤄진 남자 대표팀은 26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단체전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맞닥뜨렸다.

한국인 지도자 김상훈 감독으로부터 집중 조련을 받은 데다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오래 훈련하며 홈 이점까지 누린 일본은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일본은 앞선 8강전에서 우승 후보로 거론되던 미국을 꺾어 분위기도 한껏 올라간 상태였다.

일본은 끈질겼다.

한국이 먼저 1세트를 가져갔으나 일본은 2세트를 1점 차로 이기며 세트점수 2-2 동점을 만들었다.

[올림픽] 양궁 한일전 '2.4㎝'에 승부 갈렸다…김제덕의 결정적 10점(종합)
세트점수 2-4로 뒤진 채 맞은 4세트에서는 첫 3발을 모두 10점에 꽂은 끝에 기어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결국 승부는 슛오프로 넘어갔다.

단체전 슛오프에서는 양 팀 선수들이 번갈아 화살을 쏜다.

세 선수의 점수 합으로 승부를 가른다.

그러나 슛오프 점수로도 승부가 안 갈리면, 중심부와 가장 가까운 곳에 화살을 쏜 팀이 승리하게 된다.

첫 사수로 나선 김우진이 9점을 쐈고, 이어 일본의 가와타 유키가 10점을 명중했다.

[올림픽] 양궁 한일전 '2.4㎝'에 승부 갈렸다…김제덕의 결정적 10점(종합)
두 번째로 나선 사수는 '고교 궁사' 김제덕이었다.

김제덕은 중심에 바짝 붙은, 가와타보다 가까운 곳에 10점을 쐈고 이게 승부를 갈랐다.

이어 슛오프에 나선 오진혁과 일본 선수 2명 모두가 9점을 쏴 양 팀은 슛오프에서 28점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김제덕이 중심부에 가장 가깝게 화살을 쏜 한국이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김제덕의 10점은 중심에서 3.3㎝, 가와타의 화살은 5.7㎝ 떨어져 있었다.

2.4㎝가 한일전 승부를 가른 셈이다.

김제덕의 결정적 한 방 덕에 짜릿한 승리로 결승에 진출한 한국은 대만을 6-0으로 완파하고 올림픽 단체전 2연패를 일궜다.

앞서 안산(광주여대)과 함께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김제덕은 2관왕에 올랐다.

시상식 뒤 기자회견에서 오진혁은 "김제덕이 오늘의 영웅"이라면서 "(이번 올림픽은 물론) 다음 올림픽까지, 2관왕, 3관왕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태풍이 오히려 반갑다?…양궁 대표팀 "이런 상황 우린 익숙해" / 연합뉴스 (Yonhapnews)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