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교성 여자대표팀 감독 "심리적 부분에서 강해지고 많이 성장했다"
'탁구 레전드' 현정화 "상대 선수에 적응하며 이긴 건 성장을 보여줘"
[올림픽] 58세 백전노장 넘은 '탁구신동' 신유빈, 정신력도 한뼘 더 성장
특별취재단 = "(신)유빈이가 심리적인 부분에서 강해지고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
한국 여자탁구 대표팀을 이끄는 추교성 감독은 17세의 '막내 에이스' 신유빈(대한항공)의 한 뼘 더 성장한 정신력을 높게 평가했다.

신유빈이 25일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탁구 여자단식 2회전에서 58세의 베테랑 니시아리안(룩셈부르크)에게 첫 세트를 내주고도 극적인 4-3 역전승을 거둔 건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발전했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신유빈은 첫 세트를 2-11의 큰 점수 차로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올림픽 탁구 사상 역대 최고령인 니시아리안은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5번째 출전하는 '백전노장'이었다.

특히 전형이 흔하지 않은 왼손 펜홀더인 데다 핌플 러버를 쓰기 때문에 웬만한 정상급 선수들도 상대하기가 껄끄러운 선수였다.

[올림픽] 58세 백전노장 넘은 '탁구신동' 신유빈, 정신력도 한뼘 더 성장
신유빈은 첫 세트를 내줬지만 2세트 들어 과감한 드라이브 공세로 니시아리안을 몰아붙였고, 듀스 랠리 끝에 19-17로 따냈다.

처음 출전하는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주눅들 법도 한 신유빈은 쉽게 무너지지 않으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세트를 주고받으면 승부는 7세트로 넘어갔고, 신유빈은 마지막 세트에 니시아리안을 11-5로 돌려세워 극적인 4-3 역전승을 완성하고 3회전(32강) 진출을 확정했다.

추교성 감독은 "유빈이가 경기 초반 상대의 이질 러버 변칙 플레이에 적응하지 못하다가 2세트 고비를 잘 넘기면서 플레이가 살아난 것 같다"면서 "유빈이가 흔들리지 않고 후반 작전에 변화를 주며 경기하는 걸 보고 이길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추 감독은 이어 "유빈이가 경기 중 '여기서 지면 어떻게 하나' '이렇게 지는 건가' 걱정하면서도 마음을 잘 추슬렀다고 한다"며 "승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이번이 첫 올림픽인 데도 어려운 상황에서 흔들림 없이 잘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1993년 예테보리 세계선수권대회 단식 우승과 1988년 서울올림픽 복식 우승에 빛나는 왕년의 '탁구 여왕'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도 신유빈에게 격려를 잊지 않았다.

이번 올림픽 기간 SBS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현정화 감독은 "어제 경기는 생각보다 어렵게 진행한 것 같다"면서 "그런데도 마지막에 과감하게 공격하고 코스를 바꾼 걸 보면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 감독은 이어 "승부처는 (세트 스코어 3-3에서 맞은) 마지막 7세트 초반이었던 것 같다"면서 "상대 선수에게 적응하면서 잘 이겨나갔던 부분은 이전보다 성장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신유빈의 다음 32강 상대는 세계랭킹 15위의 강호 두호이켐(홍콩)으로 세계 85위의 신유빈으로선 쉽지 않은 선수다.

추교성 감독은 "두호이켐은 어려운 상대이지만 좋은 승부가 될 것 같다.

평소 유빈이가 준비한 만큼만 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봐도 될 듯하다"고 말했고, 현정화 감독은 "두호이켐과는 5대 5로 팽팽할 것 같다"고 예측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