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여자 체조 결선 오른 여서정·이윤서 "연습한 대로 잘 됐다"
특별취재단 = 2020 도쿄올림픽에서 팀도 없이 개인 자격으로 출전해 주 종목에서 결선 진출의 목표를 달성한 여자 기계체조의 간판 여서정(19·수원시청)과 이윤서(18·서울체고)는 "그간 연습한 대로 잘 이뤄졌다"며 만족감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긴장했다지만, 둘의 표정과 연기에는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둘은 25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 예선에서 단체전에 출전하지 못한 나라 선수들과 혼합팀을 이뤄 도마-이단평행봉-평균대-마루운동 4개 종목을 돌아가며 뛰었다.

아버지 여홍철(50) 경희대 교수처럼 도마를 주 종목으로 삼은 여서정은 1, 2차 시기 평균 14.800점으로 예선을 4번째로 높은 점수로 통과하고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했다.

여서정의 도마 순위는 전체 5위였다.

그러나 미국 선수 세 명이 1∼4위에 포진했고, 결선에는 같은 나라의 선수 2명만 출전한다는 규정에 따라 4위 선수가 제외돼 여서정은 예선 성적 4번째로 결선 무대를 밟았다.

[올림픽] 여자 체조 결선 오른 여서정·이윤서 "연습한 대로 잘 됐다"
4개 종목을 모두 뛰는 개인종합 실력에서 국내 일인자인 이윤서도 53.540점으로 29위에 올랐다.

역시 한 나라에서 2명만 결선에 뛴다는 규정으로 이윤서의 위 순위 선수 중 7명이 빠지고 이윤서에게 24명이 겨루는 결선 출전 자격이 돌아왔다.

여서정은 "도마만 만족하고 다른 종목은 아쉬웠다"며 "8월 1일 결선까지 일주일 정도 남았기에 훈련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25년 만에 올림픽 결선 무대에 올랐다고 하자 방긋 웃은 여서정은 "경기가 끝났으니 이제 아빠한테 전화해봐야겠다"며 서둘러 휴대전화기를 챙겼다.

여서정은 "난도 점수가 높은 '여서정' 기술로 결선을 준비하겠다"고 말해 아버지에 이어 '부녀 메달' 진기록도 세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홍철 교수는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도마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결선 진출을 고대하며 경기 후 눈물을 흘렸다던 이윤서는 "다리에 힘이 빠졌다"며 마음 졸인 뒤 찾아온 기쁨을 만끽했다.

이윤서는 "4개 종목 중 가장 낮은 점수(12.841점)에 그친 평균대가 아쉬웠지만, 다른 종목은 잘 해낸 것 같다"며 철저히 준비해 결선에서는 더욱 나은 기량을 뽐내겠다고 약속했다.

두 선수는 입을 모아 "이정식 감독님이 경기 전 그간 훈련을 잘 해왔으니 연습하던 대로만 자신 있게 해달라고 당부했다"며 부담감을 지워준 이 감독에게도 고마움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