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김진욱 "변화구는 이의리, 직구는 내가 더 좋다"
특별취재단 = 한국 야구 대표팀에 잠복한 여러 문제점이 한꺼번에 드러난 평가전이었지만 소득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대표팀에 '막차'로 합류한 좌완 '특급 루키' 김진욱(19·롯데 자이언츠)은 실력이 부족해서 뒤늦게 승선한 것이 아님을 증명해냈다.

김진욱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평가전에서 0-2로 뒤진 7회초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대표팀이 6회말까지 단 1안타로 침묵하며 쌓였던 답답함을 씻어줄 정도의 시원하고 강렬한 투구가 이어졌다.

김진욱은 첫 타자 이영빈을 상대로 시속 147㎞의 직구를 바깥쪽 코스에 찔러 넣고 루킹 삼진을 뽑아냈다.

김재성을 1루수 땅볼로 요리한 김진욱은 정주현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결정구로 허를 찌르는 커브가 들어오자 정주현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경기 후 김경문 감독은 "김진욱이 기대했던 것보다 공이 더 좋았다"며 "내 기준에선 굉장히 좋은 공을 던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김진욱과 이의리가 서로 다른 장점이 있다.

이번 대회에서 자기 장점을 마운드에서 보여준다면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칭찬을 많이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단 한 번의 등판으로 김 감독을 사로잡은 김진욱은 "오늘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첫 경기라서 긴장이 많이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긴장해서 더 좋은 공이 나올 수 있었다"며 "포수 양의지 선배를 믿고 가운데만 보고 던졌다"고 덧붙였다.

[올림픽] 김진욱 "변화구는 이의리, 직구는 내가 더 좋다"
대표팀 '막내'인 김진욱과 이의리는 좌완이라는 희소성에 더해 구위와 잠재력만큼은 크게 인정을 받고 있다.

다만 경험이 일천한 탓에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떨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펼치느냐가 관건인데, 이를 위해 김 감독은 매일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김진욱은 "감독님께서 하루를 시작할 때마다 자신 있게 하자며 하이 파이브를 먼저 해주신다"며 "또 '가운데만 보고 던지면 아무도 못 친다'고 격려해주셨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대표팀이 어색했는데, 빨리 이겨내려고 형들에게 말 한마디라도 더 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편한 상황이 온 것 같고, 덕분에 오늘도 편한 마음으로 공을 던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동갑내기이자 라이벌, 그리고 대표팀 동료인 이의리에 대해서는 "(이)의리는 선발투수로서 꾸준히 잘하고 있다.

변화구도 정말 좋다"고 평가했다.

김진욱은 "변화구는 의리가 나보다 낫다"면서도 "다만 직구 구위는 내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대표팀 첫 공식 등판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펼친 김진욱은 도쿄에서 더 좋은 공을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도쿄에 가면 더 좋은 공이 나올 것 같다.

설레는 마음으로 던지면 더 좋은 구속과 더 좋은 공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