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49㎏급 8강서 스페인 10대 선수에게 2라운드 만에 점수 차 패배
[올림픽] 4회 연속 출전 '태권 여제' 우징위, 10대 소녀에게 혼쭐
특별취재단 = 코트를 떠났다가 돌아와 네 번째 올림픽 무대에 오른 중국의 '태권도 여제' 우징위(34)가 스페인 10대 소녀에게 혼쭐이 났다.

우징위는 24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여자 49㎏급 8강전에서 아드리아나 세레소 이글레시아스(18·스페인)에게 2라운드까지 2-33으로 뒤져 점수 차 패배를 당했다.

2분씩 3라운드로 진행되는 경기에서 2라운드 종료 이후 양 선수의 점수 차가 20점 이상 벌어지면 경기를 더는 진행하지 않고 앞선 선수에게 점수 차 승리가 선언된다.

우징위는 이란 출신의 난민팀(EOR) 선수인 디나 푸르유네스 랑게루디와 치른 16강전 첫 경기에서는 반대로 2라운드 만에 24-3, 점수 차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10대 소녀 세레소 이글레시아스는 당해내지 못했다.

우징위는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대회 여자 49㎏급에서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세계적인 태권도 스타다.

그는 올림픽 3연패를 노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8강에서 탈락한 뒤 코트를 떠났다,
이후 출산과 육아 등으로 인한 긴 공백에도 도쿄행을 목표로 2019년 선수로 복귀했고 그해 10월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 월드그랑프리 시리즈 3차 대회에서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소희를 꺾고 우승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그러고는 마침내 자신의 네 번째 올림픽 출전권까지 손에 넣었다.

미국의 스티븐 로페스가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리우 대회까지 5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여자 선수가 4회 연속 올림픽 태권도 매트에 오른 것은 우징위가 유일하다.

하지만 우징위도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자신보다 열여섯 살이나 어린 세레소 이글레시아스의 패기 앞에 우징위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세레소 이글레시아스가 더 놀랐다.

우징위를 꺾고 결승에 오른 그는 "믿기지 않는다"면서 "우징위는 나의 우상 중 하나다.

그래서 그와 대결하는 것에 너무 흥분했고 이렇게 이겨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이길 줄은 몰랐지만, 이곳에서는 많은 일이 일어난다.

불가능은 없다"고 덧붙였다.

우징위는 세레소 이글레시아스가 결승에 진출한 덕에 패자부활전에 나서서 동메달이라도 노려볼 수 있었다.

하지만 패자부활전에서 티야나 보그다노비치(세르비아)에게 9-12로 패해 빈손으로 돌아가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