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만화·게임 문화가 배경…마스크와 단복으로 국기·정체성 표현
통가·바누아투 기수는 근육 뽐내…육상 스타 프레이저-프라이스 화려한 머리
[올림픽] 말풍선·게임음악·마스크·전통복…그리고 근육남 둘

특별취재단 =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의 선수단 입장 행진에서는 일본 특유의 만화·게임 문화 속에 각국의 개성이 조화를 이룬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3일 일본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신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개회식에서 각국 선수단 입장 순서가 되자 경기장에 익숙한 음악이 울려 퍼졌다.

'드래곤 퀘스트', '파이널 판타지' 등 일본의 유명 비디오게임 음악이 배경 음악으로 쓰인 것이다.

비디오게임 음악은 오케스트라 선율로 편곡돼 웅장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선수단을 환영하는 자원봉사자들은 만화 속 각종 효과를 만드는 '스크린톤' 옷을 입고 있었다.

[올림픽] 말풍선·게임음악·마스크·전통복…그리고 근육남 둘

가장 먼저 그리스 선수단이 입장했다.

국가 이름을 적은 팻말이 만화에서 대사를 전달하는 '말풍선' 모양인 것이 눈에 띄었다.

그리스를 이어 11개국 출신 난민 29명으로 꾸려진 난민팀(EOR)이 오륜기를 들고 밝은 표정으로 입장했다.

이어 일본어 순서에 따라 각국 선수단이 들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유행하는 상황인 점을 고려해 모든 선수는 마스크를 쓰고 행진했다.

마스크는 각국의 개성이 표현돼 있었다.

이스라엘 선수단의 마스크에는 다윗의 별 모양이 그려져 있었고, 호주 선수단 마스크는 초록색과 노란색, 인도네시아 선수단 마스크는 빨간색과 하얀색 등 각국을 상징하는 색깔로 만들어져 있었다.

단복만 봐도 어느 나라 선수들인지 알 수 있었다.

아랍 지역 국가 선수단은 하얀색 긴 전통 의상을 입고 입장했다.

이탈리아 선수단의 단복은 초록색-하얀색-빨간색으로 구성돼 있었다.

네덜란드 선수단은 오렌지색 단복을 입고 행진했다.

[올림픽] 말풍선·게임음악·마스크·전통복…그리고 근육남 둘

에스와티니, 카메룬 등 아프리카 국가와 가이아나, 그레나다 등 중남미 국가는 화려한 원색의 단복과 마스크로 이목을 끌었다.

에콰도르와 콜롬비아는 모자로, 체코는 빨간 신발로 포인트를 줬다.

솔로몬제도의 남자 기수는 전통 무기인 듯한 화살촉 모형을 들고 들어왔다.

러시아의 도핑 샘플 조작을 인정한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2020년 12월 판결로 2022년까지 2년간 국제 종합대회나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국기와 국가를 사용할 수 없는 러시아는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깃발을 들고 입장했다.

김연경(배구)과 황선우(수영)를 기수로 앞세운 대한민국 선수단은 103번째로 등장했다.

고려청자 비색의 상의와 조선백자 순백색의 바지가 조화를 이뤘고, 하얀색 모자가 패션을 완성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손을 흔들며 한국 선수단을 반겼다.

2028년과 2024년 하계올림픽 개최국인 미국, 프랑스를 이어 개최국인 일본이 마지막 206번째로 입장했다.

일본 선수들은 빨간 바지와 하얀 재킷을 맞춰 입고 나왔다.

수많은 선수 중에서 유독 주목을 받은 선수들도 있었다.

[올림픽] 말풍선·게임음악·마스크·전통복…그리고 근육남 둘

상의를 벗은 '근육맨'은 이번에도 개회식 스타가 됐다.

도쿄올림픽에는 근육맨이 두 명이나 등장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화제가 된 통가의 피타 타우파토푸아(태권도)는 상반신에 오일을 발라 번쩍거리는 근육을 드러낸 채 개회식장에 기수로 들어섰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남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의 기수 릴리오 릴(조정)도 화려한 전통 하의에 근육을 드러낸 채 입장하며 주목을 받았다.

자메이카 기수인 '마미 로켓'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육상)는 분홍색 '불꽃 머리'로 화려한 개성을 뽐냈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리우올림픽에서도 개회식 기수로 나서 자메이카 국기를 연상케 하는 노랑-초록 염색 머리로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황금 마스크를 쓰고 춤추며 입장한 가나 기수 나디아 에케(육상), 페이스 실드를 쓰고 입장한 버진아일랜드 선수,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춤을 선보인 아르헨티나와 포르투갈 선수들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행진 후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고 모여서 대화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코로나19 전염 우려를 사기도 했다.

[올림픽] 말풍선·게임음악·마스크·전통복…그리고 근육남 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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