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 영상 캡처
/사진=MBC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 영상 캡처
MBC가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 생중계를 하면서 준비한 각국에 대한 소개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MBC는 23일 오후 7시 30분부터 허일후, 김초롱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생중계했다. MBC는 각국 선수들이 등장할 때마다 해당 나라의 명소와 특산물을 소개했는데, 이 과정에서 올림픽 정신인 '존중'을 찾아보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는 것.

이날 MBC는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등장하자 체르노빌 이미지를 사용했다. 체르노빌은 우크라이나 중북부에 위치한 도시로, 1986년 원자로 폭발사고가 발생해 발전소 30km 이내 거주가 금지돼 무인도시가 됐다. 세계적인 비극의 장소인 체르노빌을 이미지로 사용한 것에 대해 "부적절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뿐만 아니라 엘살바도르 관련 이미지로는 비트코인을 사용했다. 엘살바도르는 전 세계 국가 중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채택했지만, 지난 22일(현지시간)에도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반대 시위가 일어났을 만큼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티는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소개 문구와 함께 아이티 내전 이미지를 사용했다. 마셸제도에는 '한 때 미국의 핵실험장', 시리아에는 '10년째 진행 중인 내전'이라고 소개하는가 하면, 필리핀에 대해서는 '복싱 영웅 파퀴아오와 두테르테의 정치 대결'이라고 적었다.

뿐만 아니라 동티모르에는 '2002년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 파키스탄에는 '종교갈등으로 1942년 인도로부터 분리' 등 정치적인 메시지를 금하는 올림픽에서 각국의 정치적인 관계를 언급하는 무지를 범했다.

특히 MBC는 올림픽에서 각 국가를 설명하면서 무례를 범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MBC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가나에 대해 '예수가 기적을 행한 이스라엘 '가나''라고 잘못 설명했을 뿐 아니라 케이멘 제도 선수단을 설명하는 자막에 '역외펀드를 설립하는 조세회피지로 유명', 차드에 대해서는 '아프리카의 죽은 심장' 등의 비하 표현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행정제재가 동반되는 '주의' 처분을 받았다.

한편 MBC 측은 개회식 생중계에서 사용된 부적절한 이미지, 설명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