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결국 일본 국가이자 제국주의의 상징인 기미가요가 울려퍼졌다.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의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시작된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에서는 국기 게양과 함께 가수 미샤가 일본 국가 기미가요를 불렀다. 미샤는 1998 데뷔한 일본의 '국민가수'로 꼽힌다.

기미가요는 일본의 공식국가다. '임의 통치시대는 천년만년 이어지리라. 돌이 큰 바위가 되고, 그 바위에 이끼가 낄 때까지'라는 가사로 구성돼있다. '임'은 일왕을 뜻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욱일기와 함께 제국주의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꼽힌다. 일제강점기 시기 조선총독부가 조선인 황민화 정책의 하나로서 기미가요 제창을 했다. ‘일본인의 정신을 가장 잘 표현한’ 기미가요를 각종 집회나 음악회, 학교 조회시간, 일본 국기 게양과 경례 후에 부르게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폐지됐지만 1999년 일본 국가로 법제화됐다.

일본 안에서도 기미가요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일본 극우단체 회원들은 군복을 차려입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때 이 노래를 자주 부른다.

제창을 거부하며 불복종하기도 한다. 톱가수 아무로 나미에는 1999년 아키히토 일왕 즉위 10주년 기념 축하연과 2000년 오키나와에서 열린 G8 정상회담에서 기미가요 제창을 거부한 바 있다. 아무로 나미에는 과거 독립국 '류큐 왕국'이었다가 19세기 일본에 흡수된 오키나와 출신이다. 그는 "오키나와에서는 기미가요를 가르치지 않는 학교가 많다"며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