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경이 22일 뉴질랜드와의 도쿄올림픽 축구 예선전이 끝난 뒤 크리스 우드의 악수 제의를 지나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경이 22일 뉴질랜드와의 도쿄올림픽 축구 예선전이 끝난 뒤 크리스 우드의 악수 제의를 지나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경(24)이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뉴질랜드전에서의 '비매너 논란'에 대해 23일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이동경은 전날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1차전에 올림픽 축구대표팀으로 참가했다. 한국팀은 이날 뉴질랜드에 0-1로 패배했다. 뉴질랜드 공격수 크리스 우드에게 후반 25분 선제득점을 내어준 뒤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문제의 장면은 경기 종료 후에 나왔다. 크리스 우드는 우리 대표팀 선수들에게 악수를 청했다. 이동경은 우드가 내민 손을 왼손을 툭 치며 악수를 거부했고 우드는 무안한 표정으로 돌아섰다.
이 장면은 방송 중계를 통해 생생하게 전해졌다. MBC 해설위원을 맡은 안정환은 "매너가 좀 아쉽다"고 지적했고 팬들 사이에서도 비난이 쏟아졌다. 이동경의 SNS에는 그의 행동을 비난하는 댓글이 달렸다.

이에 대해 한국축구협회(KFA)는 이동경이 방역 수칙을 준수하려는 의도였다고 해명했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참가 선수들에게 배포한 '플레이북'에도 포옹, 하이파이브, 악수 등 신체적 접촉을 피하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주먹인사 조차 하지 않은 점, 그리고 우드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외면한 점 등은 이같은 해명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다.

이동경은 축구협회를 통해 밝힌 입장에서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이렇게까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보다 이성적으로 대응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상황에 대해 "내 입장에서는 팀이 졌는데 웃으면서 거절할 수도 없었다. 사실 너무 실망스러워서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오는 25일 루마니아, 28일 온두라스와 조별리그 2·3차전을 벌인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