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여성 멸시' 발언 논란 끝에 물러난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대회 조직위원회 회장이 '명예 최고고문'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23일 조직위와 일본 정부가 그간 대회 개최에 기여한 공로와 대회 기간의 해외 인사 접대 문제를 고려해 모리 전 회장을 명예 최고고문으로 앉히는 문제를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모리 전 회장은 올 2월 3일 일본올림픽위원회(JOC)의 여성 이사 증원 문제가 다뤄진 회의 석상에서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말이 많아져 회의 시간이 길어진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논란이 일자 좌중을 웃기려고 한 말로, 여성 멸시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성(性) 평등을 지향하는 올림픽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론이 국내외에서 강해지면서 결국 9일 만에 물러났다.

그의 사임 후에 조직위에서는 개·폐회식 총괄책임자인 사사키 히로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여성 연예인 외모를 모욕한 사실이 드러나 옷을 벗는 등 개막 직전까지 과거의 잘못된 행적과 연관된 주요 인사들의 사퇴·해임 소용돌이가 일었다.
[올림픽] '여성멸시 발언' 모리, 조직위 최고고문직 거론

학창 시절 장애인을 괴롭혔다는 논란에 휩싸인 뮤지션 오야마다 게이고(小山田圭吾)가 지난 19일 도쿄올림픽 개회식 음악감독직을 내 놓은 데 이어 조직위 측이 문화프로그램의 하나로 준비해온 이벤트에 출연할 예정이던 그림책 작가인 노부미가 과거의 차별적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면서 출연진에서 빠졌다.

또 개막 하루 전인 22일에는 개회식 연출 담당자인 고바야시 겐타로(小林賢太郞)가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을 개그 소재로 삼았던 과거 동영상이 문제가 되어 해임당했다.

최근 일련의 불상사가 겹치면서 조직위에는 일본의 국격을 실추시킨다는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모리 전 회장이 최고고문으로 조직위에 복귀할 경우 새로운 논란거리가 될 공산이 크다.

총리를 지낸 모리 전 회장은 2020도쿄올림픽 유치 이듬해인 2014년부터 올 2월까지 줄곧 조직위를 이끌었다.

아사히신문은 모리 전 회장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처럼 명예 최고고문을 맡고 싶어해 조직위와 일본 정부가 물밑 논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모리 전 회장이 직책을 갖게 되면 조직위가 논란이 됐던 문제를 가볍게 본다는 비판이 일 것이 확실하다며 이를 우려하는 총리실 간부들이 반대해 논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모리 전 회장은 아베 전 총리가 불참키로 한 이날 저녁 개회식에 공로자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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