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올림픽 반대 여론 의식해 공연 축소·웅장함도 지양
[올림픽] 개막식 공연 담당자 "화려함 빼고 진지한 무대로 꾸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23일 오후 8시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막을 올리는 2020 도쿄올림픽의 개막식 공연은 대회의 성격과 분위기를 반영해 그간의 올림픽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출신의 공연 전문가로 도쿄올림픽 개회식 프로그램 담당 수석 고문을 맡은 마르코 발리치는 21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개회식 공연 콘셉트의 일부를 공개했다.

그는 "진지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올림픽 개최가 1년 미뤄진 뒤에도 감염 확률이 높은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인류는 여전히 코로나 감염 공포에 시달린다.

특히 개최지 일본과 경기장이 몰린 도쿄 등 수도권 상황이 심각해 이번 올림픽은 개막을 코앞에 두고도 여전히 환영받지 못한다.

감염병으로 심각한 사회상이 개회식 공연에 투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발리치는 "무척 아름다운 일본의 미학에도 불구하고 일본인들은 오늘날의 현실 정서로 숨 쉰다"며 "독특하고 아마도 이런 형태로는 유일한 올림픽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올림픽 비판 여론이 거세 여타 대회처럼 축제 분위기에서 펼치는 웅장하고 화려한 공연을 이번에는 선사할 수 없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개회식의 규모는 애초 계획보다 크게 줄었다.

개회식을 참관하는 세계 정상급 요인은 20명 수준이고, 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초청한 내외빈도 950명 선에 머물 참이다.

개회식의 꽃인 참가국 입장도 예전 같지 않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205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와 난민팀 등 206개 참가팀의 개회식 참석 인원을 줄였다.

대한민국 선수단도 본부 임원 6명을 포함해 50명만이 개회식 때 입장한다.

방역 지침 때문에 모든 나라의 선수들이 일본에 들어온 것도 아니다.

선수들은 종목 일정에 따라 경기 시작 닷새 전에나 입국하고, 경기 후 이틀 안에 출국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개회식 공연 규모도 축소됐다.

'감동으로 하나되다'(United by Emotion)라는 개회식 주제에 맞춰 코로나19와 미래를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공연팀이 어떻게 담아낼지 시선이 쏠린다.

끝까지 개최를 장담할 수 없던 이번 대회만큼이나 개회식 공연팀은 풍파를 겪었다.

개·폐회식 총괄책임자인 사사키 히로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여성 연예인의 외모를 비하해 지난 3월 사퇴했다.

학창 시절 장애인을 괴롭힌 뮤지션 오야마다 게이고는 언론의 십자포화를 맞고 개막 나흘을 앞둔 19일 도쿄올림픽 개회식 음악감독직을 사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