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마 스타디움, 동원된 학생 골대 뒤 일부만 채워…양국 국기 들고 응원
[올림픽] 거리두고 앉은 학생들 조용한 응원 속 김학범호 첫 경기(종합)
특별취재단 = 2020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의 첫 공식 경기에 나선 '김학범호'가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지역 학생들의 차분한 응원 속에 메달을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

한국과 뉴질랜드의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1차전이 열린 22일 오후 일본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은 '유관중 아닌 유관중'으로 열렸다.

공식적으로 관중을 받지는 않았지만, 가시마 지역의 초등학생들이 동원돼 본부석 기준 왼쪽 골대 뒤편 좌석만 일부를 채웠다.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도쿄를 비롯한 일본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하다.

방역을 위해 일본 정부가 12일 도쿄도 일원에 4번째 긴급 사태를 8월 22일까지 발효하면서 올림픽 전체 경기의 96%가 무관중 경기로 열린다.
[올림픽] 거리두고 앉은 학생들 조용한 응원 속 김학범호 첫 경기(종합)
축구는 여러 지역에 분산돼 열리는데, 가시마는 긴급 사태 지역에 포함되지 않아 관중이 들어올 수는 있으나 일반 관중 입장은 허용하지 않은 채 지역 '어린이 관중'과 함께 첫 경기가 열렸다.

애초 100∼200명 정도가 관중으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경기장을 찾은 학생은 어림잡아 1천명 가까워 보일 정도였다.

좌석은 한 칸씩 띄어 앉도록 배치됐다.

간격을 두는 좌석엔 줄을 쳐놓고 앉을 수 없도록 했다.

섭씨 29도에 습도가 70%를 넘어 체감 온도를 높인 가운데 흰색과 빨간색 모자를 나눠 쓰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거리를 두고 앉은 학생들은 손에 태극기가 그려진 부채나 뉴질랜드 국기를 들고 응원을 보냈다.
[올림픽] 거리두고 앉은 학생들 조용한 응원 속 김학범호 첫 경기(종합)
한글로 '파이팅'이라는 응원 문구를 쓴 종이도 관중석 한쪽에 보였다.

학생들은 대체론 차분히 앉은 채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 흐름과 관계없이 합을 맞춘 듯한 박수가 이따금 나오기는 했다.

경기 시작 20분여가 지기 시작하면서는 한자리에 앉아있기 다소 지루했는지 좌석을 벗어나 스탠드를 오르내리는 어린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해 어수선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그래도 전반 41분 마이클 우드 골키퍼에게 잡힌 황의조(보르도)의 헤딩 슛 등 결정적인 장면엔 탄성과 박수가 터져 나오는 등 '응원단' 역할은 확실히 했다.

하프타임에는 '대한민국' 응원법을 알려주는 영상이 전광판에 등장하기도 했으나 후반전에 들어가자 처음 앉았던 인원 중 절반가량이 빠져나갔고, 후반 30분을 넘어서자 남은 학생들마저 썰물처럼 빠지면서 경기 막바지엔 관중석이 썰렁해졌다.

가시마시는 2002 한·일 월드컵 경기를 치른 인연으로 2003년 11월 자매결연을 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