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태권도 대진은 무난…"실전 감각이 가장 큰 변수"
특별취재단 = 종주국을 대표하는 태권 전사들이 2020 도쿄올림픽에서 무난한 대진을 받아들었다.

하지만 실전 감각 등 변수가 많다며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다.

세계태권도연맹(WT)은 22일 오후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에서 도쿄올림픽 참가국 감독자 회의를 하고 이번 대회 체급별 대진을 확정했다.

WT가 이달 1일 자 WT 올림픽 랭킹을 기준으로 시드를 배정하기로 하면서 이미 대략적인 대진은 나온 상황이었다.

올림픽 태권도 경기에는 남녀 4체급, 총 8개의 금메달이 걸린 가운데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에 역대 가장 많은 6명이 출전한다.

남자부에서는 58㎏급 장준(21·한국체대)·68㎏급 이대훈(29·대전시청)·80㎏초과급 인교돈(29·한국가스공사)이, 여자부에서는 49㎏급 심재영(26·춘천시청)·57㎏급 이아름(29·고양시청)·67㎏초과급 이다빈(25·서울시청)이 나선다.

체급별 랭킹 1위인 장준과 이대훈을 포함해 모두 세계 5위 안에 드는 선수들이라 상위 시드를 배정받았다.

이 때문에 메달을 다툴 주요 경쟁자들과는 대부분 준결승이나 결승에서 대결한다.

이번 대회 태권도 경기 첫날인 24일 코트에 서는 여자 49㎏급 심재영의 경우 2019년 WT 올해의 여자 선수에 선정되기도 한 세계랭킹 1위 파니파크 옹파타나키트(태국)와 4강에서 격돌할 수 있다.

[올림픽] 태권도 대진은 무난…"실전 감각이 가장 큰 변수"
25일 남자 68㎏급에 출전해 올림픽 금메달 한풀이에 도전하는 이대훈은 세계랭킹 2위 브래들리 신든(영국)이나 3위 자오솨이(중국)와는 결승에서나 대결한다.

8강에서 맞붙을 수 있는 황위런(대만)은 초반 요주의 선수다.

같은 날 여자 57㎏급에 나서는 이아름은 올림픽 태권도 사상 최초의 3회 연속 금메달 획득을 노리는 절대강자 제이드 존스(영국)와는 결승에 올라가야 맞붙을 수 있다.

태권도 경기 마지막 날인 27일 남자 80㎏초과급에 나서는 인교돈도 세계랭킹 1위 블라디슬라프 라린(러시아)과는 결승에서, 여자 67㎏초과급에 출전하는 이다빈은 세계 1위 비안카 워크던(영국)과 준결승에서나 맞서게 된다.

이날 감독자 회의에 참석한 이창건 한국 대표팀 감독은 "이미 몇 달 전부터 세계 랭킹을 체크해 예상 대진을 짜고 이에 따라 전력분석을 해 왔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계속 싸워온 선수들이지만 올림픽은 변수가 많은 대회다.

우승 후보가 초반에 탈락하는 경우도 많다"며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준비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의 말처럼 방심은 금물이다.

이대훈의 경우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8강에서 복병 아흐마드 아부가우시(요르단)에게 8-11로 져 금메달 도전을 멈춘 바 있다.

당시 이대훈의 랭킹은 2위였고, 스무 살의 아부가우시는 40위에 불과했다.

[올림픽] 태권도 대진은 무난…"실전 감각이 가장 큰 변수"
이 감독이 가장 큰 변수로 꼽는 것은 '실전 감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우리 선수들은 대부분 2019년 12월 열린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을 끝으로 공식전을 치르지 못했다.

국가대표 최종 선발대회까지 가서 도쿄행을 확정지은 장준, 심재영도 지난해 1월이 마지막 공식경기를 치른 때다.

이 감독은 "그동안 우리 선수들은 경기를 전혀 뛰지 못했지만, 유럽 선수들은 오픈대회 등에 출전했다"면서 "진천선수촌과 무주 등에서 실전처럼 연습경기를 하면서 그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선수들은 이미 세계선수권대회나 아시안게임, 월드그랑프리 등 국제무대에서는 우승을 경험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다.

하지만 올림픽은 3회 연속 출전하는 이대훈만 뛰어봤다.

이 감독은 이에 대해 "우리 선수들이 올림픽이라는 중압감을 떨쳐내고 늘 해왔던 대로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올림픽에서 태권도 경기는 대회 후반부에 치렀지만, 이번 도쿄대회에서는 개막 다음 날부터 개최된다.

우리나라 전체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7개 이상을 획득해 5회 연속 종합 순위 10위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잡고 초반 분위기를 좌우할 태권도에 이전보다 더 큰 기대를 한다.

이 감독은 "부담스럽지만 모든 선수가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