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無관중 올림픽, 가상 함성·동영상으로 극복?
도쿄올림픽이 사상 처음으로 대부분 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르면서 일본은 900억엔(약 9400억원)에 달하는 입장권 수익을 날리게 됐다. 지난 5년간 갈고닦은 기량을 펼쳐야 하는 선수들은 텅 빈 경기장에서 상실감을 겪어야 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런 점을 감안해 경기장에 가상 함성과 박수 소리를 내보낼 계획이다. 이전 대회에서 녹음한 관중의 응원 소리를 각 종목에 맞게 편집·제작해 선수들이 팬들과 함께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는 구상이다. 또 세계 각지의 팬들이 보내온 6초짜리 동영상을 경기장 내 대형 스크린과 방송사에 제공하기로 했다.

도쿄올림픽 독점 중계권을 가진 미국 NBC방송은 플로리다주 리조트에 자국 대표선수 가족과 친구들을 위한 특별 관람석을 설치하기로 했다. 약 800명으로 구성된 가족 응원단이 응원하는 모습을 경기와 함께 중계해 경기장의 썰렁함을 보완할 계획이다.

올림픽의 주인공인 선수들이 머무는 선수촌은 도쿄 주오구 하루미 지역에 14~18층 건물 21개 동 규모로 들어섰다. 총면적 44만㎡로 최대 1만8000명을 수용한다. 하계·동계올림픽을 합쳐 일곱 차례 올림픽에 참가한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조직위원장은 “역대 최고의 시설”이라고 자찬했다. 정작 출전 선수들은 골판지로 만든 침대, TV와 냉장고가 없는 열악한 시설에 실소를 금치 못하고 있다. 다만 1964년 도쿄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하루 2160엔의 선수촌 체재비를 지불한 반면 이번 대회에서는 무료로 머무를 수 있다.

한국 선수단 본진은 지난 19일 선수촌에 입촌했다. 이순신 장군의 글귀를 인용해 입촌 전 논란이 된 응원 현수막은 ‘범 내려온다’(사진)는 문구로 교체됐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