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부터 베이징까지 대표팀 이끈 '명지도자' 출신 양궁협회 부회장
[올림픽] 양궁 '음지의 총감독' 장영술 "금빛 낭보 기다립니다"
특별취재단 = "힘든 상황 속에서도 모든 걸 동원해 최대한 준비했습니다.

이제 선수들을 믿고 금빛 소식을 기다려야죠."
장영술(61) 대한양궁협회 부회장은 '완벽주의'로 정평이 난 양궁협회 행정의 책임자다.

2020 도쿄올림픽에 나서는 6명의 태극궁사들을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이끄는 사람은 박채순 총감독이다.

장 부회장은 이들이 100% 기량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음지의 총감독'이다.

20일 도쿄 나리타공항에서 만난 장 부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불러온 엄혹한 환경 때문에 양궁협회의 '지원 역량'을 다 쏟아붓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현실에 안타까워했다.

[올림픽] 양궁 '음지의 총감독' 장영술 "금빛 낭보 기다립니다"
2016 리우올림픽 때 양궁협회는 경기장에서 불과 400m 떨어진 곳에 선수들의 쉼터를 마련해 경기 중간에 선수들이 외부의 자극 없이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왔고, 이는 금메달 4개 '싹쓸이'로 이어졌다.

쉼터의 효과를 톡톡히 본 양궁협회는 이번 도쿄올림픽을 앞두고도 유메노시마공원 인근의 건물 한 층을 통째로 빌려 쉼터를 마련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때문에 선수들의 동선이 제한되면서 애써 마련한 쉼터는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양궁협회는 대신 선수들이 경기장 내부 선수 대기실에서 최대한 편하게 쉴 수 있도록 간이침대 등 '휴식 키트'를 대표팀에 전달했다.

[올림픽] 양궁 '음지의 총감독' 장영술 "금빛 낭보 기다립니다"
장 부회장은 "자체 휴게공간을 만드는 등 다른 나라가 범접할 수 없는 수준으로 대표팀을 지원해왔는데 이번에는 그럴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장 부회장은 안타까움은 느끼지만, 준비 과정에 아쉬움은 없다.

쉼터를 쓸 수 없게 된 것을 빼면 지난 대회처럼 철두철미하게 선수들을 지원했다.

바닷바람이 강한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의 환경을 고려해 올해 대표선발전을 부산에서 치렀고, 6명의 올림픽 대표팀이 꾸려진 뒤에는 전남 신안군 자은도에서 적응훈련까지 했다.

특히, 올림픽 미디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려고 4차례 자체 연습경기를 TV 중계한 것은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초짜'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장 부회장은 전망한다.

[올림픽] 양궁 '음지의 총감독' 장영술 "금빛 낭보 기다립니다"
남자 대표팀의 김제덕(경북일고)과 여자 대표팀 3총사인 강채영(현대모비스), 장민희(인천대), 안산(광주여대)에게 이번이 첫 올림픽 무대다.

장 부회장은 "TV 중계가 되는 대회에 처음 나선 선수들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변수를 사전에 제거했다"고 말했다.

양궁협회가 온 힘을 다해 도와도 순위는 결국 선수들의 손끝에서 갈린다.

'효자 종목'의 압박감을 견디는 건 선수들의 몫이다.

장 부회장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부터 2012년 런던 대회까지 대표팀을 이끈 '명 지도자' 출신이어서 선수들의 고충을 잘 안다.

모두가 태극궁사들의 금메달 5개 싹쓸이를 기대하지만, 장 부회장은 메달 전망과 목표를 묻는 말에 매우 조심스럽게 답했다.

"개인적으로는 금메달 3개면 만족합니다.

4개면 잘한 것이고, 5개 다 휩쓸면 경사겠지요.

허허"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