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체조·육상 커플은 1964 도쿄올림픽 기간에 결혼식
[올림픽] 대회 기간 꽃핀 사랑…페더러 등 역대 올림픽 커플들
특별취재단 =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남녀 테니스 선수 가엘 몽피스(프랑스)와 엘리나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가 16일 결혼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들은 2019년 초부터 교제를 시작, 올림픽이 맺어준 인연은 아니지만, 올림픽 개막을 불과 1주일 앞두고 결혼식을 올려 스포츠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미국 신문 USA투데이는 최근 올림픽에서 사랑을 싹틔워 결혼에 이른 커플 5쌍을 소개했다.

이 신문은 "4년에 한 번 수많은 선수가 올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갖고 집으로 돌아가지만, 어떤 선수들은 생애 최고의 인연을 만나 약혼반지를 가져가기도 한다"며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사에서 소개된 5쌍의 커플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이들은 역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 부부다.

1981년생 페더러는 만 20세도 되기 전인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출전, 3살 연상의 미르카 바브리넥을 만났다.

바브리넥 역시 스위스 테니스 국가대표로 시드니올림픽에 나왔다.

그때 맺어진 인연으로 햇수로 10년이 지난 2009년 둘은 결혼했으며 지금은 쌍둥이 딸과 쌍둥이 아들의 자녀, 네 명을 뒀다.

당시 페더러와 바브리넥은 모두 메달을 따내지 못했고, 서로 위로하다가 교제를 시작했다.

페더러는 나중에 인터뷰에서 "우리 첫 키스도 시드니에서였다"고 회상했다.

[올림픽] 대회 기간 꽃핀 사랑…페더러 등 역대 올림픽 커플들
사격 선수인 맷 에먼스(미국), 카테리나 쿠르코바(체코) 부부도 올림픽에서 만난 사이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에먼스는 마지막 한 발을 다른 선수 과녁에 쏘는 어이없는 실수로 금메달을 놓쳤고, 이때 쿠르코바가 에먼스를 위로하다가 사랑으로 발전해 결혼까지 하게 됐다.

금메달 대신 사랑을 얻은 경우다.

당시 쿠르코바는 에먼스에게 위로 선물로 네 잎 클로버 열쇠고리를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결혼한 이들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나란히 출전해 쿠르코바가 금메달, 에먼스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미국의 육상 커플 윌 클레이와 퀸 해리슨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만났다.

클레이는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 남자 세단뛰기 은메달리스트다.

반면 허들 선수인 해리슨은 리우올림픽 출전권을 아깝게 놓쳤다.

리우에서 은메달을 따낸 클레이는 관중석에 있던 해리슨에게 달려가 곧바로 청혼했고 둘은 2018년 결혼했다.

해리슨은 나중에 미국 NBC와 인터뷰에서 "그가 갑자기 와서 무릎을 꿇길래 뭘 떨어뜨린 줄 알았다"며 깜짝 놀랐던 청혼 순간에 대해 말했다.

[올림픽] 대회 기간 꽃핀 사랑…페더러 등 역대 올림픽 커플들
도쿄에서 1964년에 열린 올림픽 기간에 결혼한 커플도 있다.

불가리아 체조 선수 니콜라이 프로다노프와 육상 선수 디아나 요르고바는 원래 도쿄올림픽이 끝난 뒤인 1965년 5월에 결혼할 예정이었으나 당시 일본 주재 불가리아 대사가 '올림픽 기간에 선수촌에서 결혼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해 올림픽 기간 결혼하게 됐다는 것이다.

미국의 유명한 '동성 커플'도 2016년 리우에서 교제를 시작했다.

여자농구 국가대표 수 버드와 여자축구 국가대표 메건 러피노가 그들이다.

리우에서 미국 여자농구는 금메달을 따냈고, 여자축구는 8강에서 탈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