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소치·평창에선 스케이터, 도쿄선 사이클·야구 선수로
특별취재단 = 2020 도쿄올림픽에선 최근 동계 올림픽에서 빙판을 누볐던 선수들이 종목을 바꿔 꿈의 무대에 도전하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도쿄올림픽 공식 정보 사이트인 '마이인포'를 보면 이번 대회에 캐나다 트랙 사이클 대표로 출전하는 뱅상 드 에트르(27)는 이미 두 차례 올림픽 경험이 있다.

그런데 하계 올림픽이 아니라 동계 올림픽이다.

드 에트르는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때 스피드스케이팅 대표로 출전해 빙판을 누볐다.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2017년 강릉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에서 은메달을 땄을 정도로 기량을 갖췄다.

평창 대회 1,000m 19위가 동계 올림픽에선 개인 최고 순위다.

개인 홈페이지 내용에 따르면 드 에트르는 스케이트는 어릴 때부터 탔고, 사이클은 빙판에서의 지구력 강화를 위해 2010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올림픽] 소치·평창에선 스케이터, 도쿄선 사이클·야구 선수로
훈련을 계속하다 보니 다른 선수들 못지않은 기록을 내게 됐고, 단순한 훈련을 지나 대회 출전이나 대표 선발로 목표도 점차 커졌다.

2013년엔 캐나다 트랙 챔피언십에서 1㎞ 타임 트라이얼 우승을 차지하는 등 발전을 거듭한 그는 올림픽 무대까지 밟았다.

드 에트르는 이번 도쿄 대회가 끝나면 6개월 뒤엔 다시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스케이터로 출전할 꿈을 품고 있다.

그는 "사람들에게 내가 단순히 변덕으로 왔다 갔다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내가 원하는 걸 이루려면 확실한 그림을 갖고 있어야 한다.

나에겐 진정한 계획이 있다"며 "나 자신에게뿐만 아니라 내 커리어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내 방식이 통한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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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 미국 야구 대표로 이름을 올린 에두아르도 알바레스(31)는 심지어 동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적이 있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 쇼트트랙 대표로 출전, J.R. 셀스키 등과 남자 5,000m 계주 은메달을 합작했다.

그는 학창 시절 쇼트트랙과 야구를 병행했는데, 쇼트트랙에서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뒤 야구에 전념했다.

소치 올림픽 이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프로야구 선수로 뛰었고, 지난해엔 빅리그에도 데뷔했다.

야구 선수로서 그는 유격수를 비롯해 다양한 내야 포지션은 물론 좌익수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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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레스가 이번 대회에 메달을 따내면 하계·동계 올림픽에서 모두 입상하는 진기록을 남긴다.

다만 그가 '최초'는 아니다.

복싱(1920년)과 봅슬레이(1932년)에서 금메달을 딴 에디 이건, 육상 100m(2004년)와 봅슬레이(2014년)에서 은메달을 딴 로린 윌리엄스 등 미국에서만 동·하계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두 명이 있다.

이 밖에 1980년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 사이클에서 은메달 1개를 보유한 구 동독의 크리스타 루딩,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부터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까지 사이클과 스피드스케이팅을 오가며 총 6개의 메달(금1·은1·동4)을 따낸 캐나다의 클라라 휴스도 계절을 가리지 않은 스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