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키커로 내세운 만 19세 사카 승부차기서 골키퍼에 막혀
안방 우승 눈앞에 두고 '승부차기 도박' 실패한 사우스게이트
60년 만의 첫 유럽 정상을 눈앞에 두고 패배한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의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승부차기 전략의 '실패'를 인정했다.

잉글랜드는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축구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 열린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이탈리아에 무릎을 꿇었다.

1-1로 끝나가던 연장전 막판,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과감한 선수 교체를 감행했다.

중앙수비수 카일 워커와 중앙 미드필더 조던 헨더슨을 빼고 제이든 산초와 마커스 래시퍼드 등 공격수 2명을 투입했다.

킥이 정확한 산초와 래시퍼드를 승부차기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3, 4번째 키커로 차례로 나선 래시퍼드와 산초는 승부차기에서 실패했다.

안방 우승 눈앞에 두고 '승부차기 도박' 실패한 사우스게이트
래시퍼드는 실축했고, 산초의 슈팅은 상대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에게 막혔다.

잉글랜드에 한 번의 기회가 더 주어졌다.

잉글랜드가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이탈리아 마지막 키커로 나선 조르지뉴가 실패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의 5번째 키커가 성공하면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가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잉글랜드의 다음 키커는 팀에서 2번째로 어린 부카요 사카였다.

이번 대회 주전으로 활약했으나 2001년 9월생으로 만 19세에 불과한 사카는 승부차기 5번째 키커라는 무거운 짐을 지기에는 너무 어렸다.

사카의 슈팅이 돈나룸마에게 막히면서 잉글랜드의 사상 첫 우승이 무산됐다.

래시퍼드와 산초 투입, 그리고 사카의 5번째 키커 배치라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악수'가 결정적 순간 잉글랜드의 발목을 잡은 셈이 됐다.

안방 우승 눈앞에 두고 '승부차기 도박' 실패한 사우스게이트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경기 뒤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실책을 인정했다.

그는 "경기 마지막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면서 "내가 키커를 골랐다"고 말했다.

이어 "사카를 키커로 세운 것도 나의 선택에 따른 것이었다"면서 "내가 도박을 했다"고 말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선수 시절에도 승부차기와 관련해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

잉글랜드에서 열렸던 유로 1996 준결승에서 잉글랜드는 독일과 준결승전에서 1-1로 비기고 승부차기에서 5-6으로 졌다.

당시 가장 잉글랜드의 6번째 키커로 나서 유일하게 실축한 선수가 사우스게이트 감독이다.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 결승전까지 월드컵과 유로에서 치른 9차례 승부차기에서 2번(22%)밖에 이기지 못했다.

이는 유럽 팀 중 최하 승률에 해당한다고 축구 통계 전문 업체 옵타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