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그린'에 적응 못한 김주형 "컷 탈락해도 할 말 없어요"
"그린에 적응하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상금, 대상 포인트, 평균타수 1위를 달리는 '대세' 김주형(19)이 프로 대회에서 좀체 보기 힘든 '느린 그린'에 적응하지 못해 컷 탈락 위기에 몰렸다.

김주형은 9일 경남 창원시 아라미르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 CC 부산경남오픈(총상금 5억원) 2라운드에서 4언더파 67타를 쳤다.

전날 다 마치지 못한 1라운드 경기 3개 홀을 치르고 40분을 쉬고 2라운드에 나서 이날 하루에 21개 홀을 돈 김주형은 중간합계 3언더파 139타로 반환점을 돌았다.

김주형이 경기를 끝냈을 때 컷 기준 타수는 3언더파 139타.
김주형은 "기다려볼 필요도 없다.

절대 3언더파로는 컷을 통과할 수 없다"면서 입맛을 다셨다.

코리안투어에서 지금까지 컷 탈락은커녕 10차례 대회에 출전해 10위 밖으로 밀린 게 3번 밖에 없었던 김주형은 첫 컷 탈락 가능성에 분을 삭이지 못한 표정이었다.

김주형은 전날 오후에 티오프해 15번 홀까지 버디는 하나도 뽑아내지 못하고 보기 1개를 적어낸 채 해가 떨어져 발길을 돌렸고, 이날 재개된 1라운드 잔여 경기 3개 홀에서 1타를 줄여 이븐파 71타로 마무리했다.

공동 108위라는 어이없는 순위로 나선 2라운드에서 김주형은 4타를 줄였지만, 컷 탈락을 걱정할 처지에 몰렸다.

김주형은 "지난 한국오픈이 너무 아쉬웠기에 이번 대회 준비를 많이 했다"면서 "샷은 괜찮았는데 그린에서 너무 안 풀렸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주형은 "이렇게 느리고 부드러운 그린에서는 처음 경기해봤다.

어제는 특히 스파이크 자국이 너무 많아서 퍼트하기 전에 머릿속이 복잡했다"고 털어놨다.

대회가 열린 아라미르CC에는 대회에 앞서 사흘 동안 400㎜가 넘는 폭우가 내려 그린 잔디를 깎고 누르는 작업을 하지 못해 3m에 이르던 그린 스피드가 2m로 뚝 떨어졌다.

이날도 파 5홀에서 3퍼트 보기 2개 등 그린에서 애를 먹은 김주형은 "2라운드보다는 어제 1라운드에서 버디 기회를 거의 살리지 못했던 게 컷 탈락 위기로 이어졌다.

컷 탈락해도 할 말이 없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지 못한 탓에 메이저대회 디오픈 출전을 포기한 김주형은 "너무나 아쉽다"고 심경을 밝혔다.

"가서 10일 격리하고, 귀국해서 또 2주 격리하면 한 달을 날린다"는 김주형은 "어쩔 수 없지만 현명한 결정이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