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K자매’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는 미국과 일본 여자프로 골퍼들이 메이저대회까지 건너뛰고 올림픽 준비에 ‘올인’한다.

미국 골프위크는 8일(한국시간)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미국 대표로 나서는 대니엘 강(29)과 렉시 톰프슨(26), 하타오카 나사(22)가 현지시간으로 출전 신청 마감일인 지난 화요일까지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니엘 강은 이날 기준 세계랭킹 5위, 톰프슨은 9위다. 2020 도쿄올림픽 여자골프에 출전하는 미국 선수 가운데 넬리 코르다(23) 다음으로 세계랭킹이 높은 선수들이다. 일본의 ‘에이스’로 통하는 하타오카도 세계랭킹 11위로 일본 여자 골프 올림픽 출전 1순위다.

이들은 다음달 4일부터 나흘간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CC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를 앞두고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대회를 건너뛰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은 올림픽 여자 골프 개막 2주 전인 오는 22일부터 나흘간 프랑스 에비앙GC에서 열린다. 장거리 이동이 불가피하다.

대니엘 강은 9일 개막하는 LPGA투어 마라톤 클래식 출전을 앞두고 있다. 톰프슨은 이번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 출전한다. 둘은 다음주 개막하는 다우 그레이트 레이크 베이 인비테이셔널까지만 뛰고 도쿄 대회 전까지 휴식할 계획이다. 올림픽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메이저대회에 불참하더라도 이동거리를 최소화하겠다는 생각이다.

호주의 한나 그린(25)과 중국의 펑산산(32)도 지난달 27일 끝난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을 끝으로 쉬고 있다. 이들은 도쿄올림픽 개막 전까지 모든 대회를 건너뛰고 곧바로 일본으로 건너갈 예정이다.

한국 예비 올림피언들은 모두 에비앙 챔피언십에 참가한다. 세계 2위 고진영(26)과 3위 박인비(33), 4위 김세영(28), 6위 김효주(26) 모두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도쿄올림픽 2주 전까지 실전을 통해 감각을 유지하고 도쿄로 넘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한국 여자 선수들에게도 에비앙 챔피언십보다는 올림픽이 훨씬 더 영예로운 자리”라며 “다만 한국에서 가까운 도쿄에서 올림픽이 열리기 때문에 따로 시차 적응이 필요 없어 에비앙까지 실전 감각을 유지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