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두산전서 1⅓이닝 무실점…"7회 위기 상황이라 긴장, 8회에 팬들께 인사"
'처음 만난 두산' NC 이용찬 "허경민이 자꾸 커트하더라고요"(종합)

이용찬(32·NC 다이노스)은 "경기장에 들어올 때만 조금 어색했다"고 했다.

깊은 정을 나눈 두산 베어스 선수단과도 반갑게 인사했고, 평소처럼 경기를 준비했다.

그러나 막상 "절대 잊지 않아야지"라고 몇 번이나 되뇌었던 '두산 팬들께 인사'를 한 박자 늦게 했다.

6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생애 처음으로 프로야구 두산을 '적'으로 만난 이용찬은 "오늘 경기장에 오기 전부터 '등판 기회가 있으면 팬들께 인사부터 해야지'라고 생각했는데 7회 실점 위기에 등판해서 순간적으로 잊었다"며 "8회말에 다시 등판한 덕에 팬들께 인사드릴 수 있었다"고 했다.

이용찬은 이날 7-2로 앞선 7회말 2사 1, 3루에서 등판했다.

'이용찬'의 이름이 불리자, 두산 1루 쪽 응원석이 잠시 술렁였다.

지난해까지 두산 팬들에게 이용찬은 '우리 팀 선수'였다.

2007년 두산 1차 지명 선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용찬은 지난해까지 두산에서만 뛰었다.

이용찬은 2020시즌 종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권리를 행사했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시즌을 조기에 마감한 이용찬은 5월 20일에야 새 둥지를 찾았다.

이용찬과 FA 계약을 한 팀은 '원소속구단' 두산이 아닌 NC였다.

NC는 이용찬과 계약기간 3+1년, 최대 27억원에 계약했다.

NC와 계약 후 3주 정도 1군 복귀를 위해 준비한 이용찬은 6월 17일 kt wiz전에서 이적 후 처음으로 등판했다.

6일에는 마침내 두산과 만났다.

'처음 만난 두산' NC 이용찬 "허경민이 자꾸 커트하더라고요"(종합)

NC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르는 동안, 이용찬은 'NC 승리'를 간절히 원했다.

몇 번이나 자신에게 말했던 "두산전에는 등판하자마자 팬들께 인사하겠다"는 계획을 지키지 못했다.

"실점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이용찬의 머릿속에 가득했다.

이용찬은 7회말 2사 1, 3루에서 양석환을 4구째 시속 149㎞ 직구로 루킹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3루 더그아웃으로 걸어올 때, 3루 주자였던 '전 동료' 박건우가 이용찬을 향해 "왜 그렇게 세게 던져요"라고 타박했다.

이용찬은 웃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8회말 등판을 준비하면서, 이용찬은 두산 팬들에게 인사하지 않은 걸 깨달았다.

자신의 계획보다 조금 늦었지만, 이용찬은 8회말을 시작하기 전에 고개 숙여 자신을 오랫동안 응원해준 두산 팬에게 인사했다.

두산 팬들도 박수로 이제 NC로 떠난 이용찬의 재도약을 응원했다.

이용찬은 8회 첫 타자 허경민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경기 뒤 이용찬은 "허경민은 역시 까다로웠다.

자꾸 공을 커트하더라"며 웃었다.

실제 허경민은 파울 4개를 친 뒤, 안타를 만들었다.

이용찬은 '낯선 신인' 안재석을 포크볼로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고, 함께 뛴 적이 없는 '이적생' 강승호에게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맞아 1사 1, 2루에 몰렸다.

이어 등장한 타자 두 명은 모두 절친한 후배였다.

이용찬은 포수 박세혁을 시속 148㎞ 직구로 윽박질러 2루수 뜬공으로 처리했고, 박건우에게도 시속 147㎞ 직구를 결정구로 던져 중견수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이용찬의 KBO리그 347번째 등판이자, 두산전 첫 등판 결과는 1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이었다.

이용찬은 "경기 전에 (김태형) 감독님, 코치님, 두산 선수들을 만나 인사했다.

다들 좋은 말씀 해주셨다"며 "두산 타자들은 상대 팀으로 분석해보니, '역시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무실점으로 막아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수술 후 복귀한 이용찬도 상대하기 어려운 투수의 위용을 되찾고 있다.

이용찬은 이날 최고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졌다.

이용찬은 "수술받고 재활하면서 이론적인 공부를 많이 했다.

던지는 방법을 더 고민하고, 연구하다 보니 구위도 살아나는 것 같다"며 "아프지 않다는 게 가장 고무적이다.

수술 후 계획대로 잘 준비했고, 이젠 통증 없이 던질 수 있다"고 기분 좋게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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