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표선발전 앞두고 어머니 별세 소식…책임 회피하지 않겠다"
미국 도핑방지위원회는 리처드슨에게 '한 달 자격 정지'
'육상 스타' 리처드슨 '마리화나 복용' 시인…도쿄행 불발될 듯

전 세계가 주목하는 '육상 단거리 라이징 스타' 샤캐리 리처드슨(21·미국)이 마리화나 복용을 시인했다.

리처드슨은 2일(한국시간) 미국 NBC 방송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도쿄올림픽 미국 육상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오래 떨어져 산) 어머니의 부고를 받았다"며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었고, 그런 선택(마리화나 복용)을 했다"고 고백했다.

이날 미국 도핑방지위원회는 리처드슨에게 "한 달 동안 선수 자격을 정지한다"고 발표했다.

마리화나를 복용한 선수에게 내릴 수 있는 가장 낮은 수위의 처벌이다.

그러나 시기를 고려하면, '자격 정지 한 달'의 영향은 매우 크다.

USA투데이 스포츠 등 미국 언론은 "소명의 기회가 남아 있긴 하지만, 리처드슨의 도쿄올림픽 출전은 불가능하다"라고 예상했다.

미국육상연맹은 리처드슨의 도쿄올림픽 출전 여부에 관해서는 함구한 채 "리처드슨이 무척 불행한 일을 겪었다.

(마리화나 복용은) 논쟁이 있을 만한 부분"이라며 "선수의 정신 건강을 챙기는 것도 우리 연맹의 중요한 역할이다.

리처드슨이 정신적인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성명을 냈다.

리처드슨은 "책임을 피할 생각은 없다.

나는 내가 어떤 일을 벌인지 잘 알고 있다"며 "아마도 도쿄올림픽 출전은 어려울 것이다.

당연히 내가 책임질 부분"이라고 말했다.

'육상 스타' 리처드슨 '마리화나 복용' 시인…도쿄행 불발될 듯

리처드슨은 6월 20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미국 육상 대표 선발전 여자 100m 결선에서 10초86으로 우승하며 상위 3명이 받는 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경기 뒤 리처드슨은 "어머니의 부고를 지난주에 받았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다"며 "그런데 내가 지금 이곳에 있다.

올림피언의 꿈도 이뤘다.

복잡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할머니에게 달려가 진하게 포옹하며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당시 리처드슨은 감정을 추스르고 "도쿄에서 만나요"라고 외쳤다.

그러나 올림픽 선발전이 끝난 뒤, 리처드슨은 도핑 테스트를 받았고 소변 샘플에서 '마리화나 성분'이 검출됐다.

미국 오리건주에서 마리화나 복용은 합법이다.

그러나 미국 도핑방지위원회는 '대회 기간 내 혹은 대회 직전 의료용 마리화나를 복용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이미 미국 도핑방지위원회가 리처드슨에게 '선수자격 한 달 정지' 처분을 내린데다, 마리화나 성분이 도쿄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채집한 소변 샘플에서 검출돼 리처드슨은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자격이 박탈될 것으로 보인다.

리처드슨은 '마리화나 복용' 의혹이 불거지자, 자신의 트위터에 '아이 엠 휴먼(I am human)'이라고 썼다.

'나도 슬픈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그의 말처럼 대회 전 마리화나 복용은 '책임을 져야 할 일'이다.

여자 100m 개인 최고 10초72의 뛰어난 기량, 화려한 머리 염색과 인조 손톱으로 눈길을 끈 리처드슨은 2021시즌을 시작하며 "올해는 나의 해다.

내 이름을 기억하라"고 당당하게 외쳤다.

실제 올해 미국 언론이 가장 자주 언급한 육상 선수는 리처드슨이었다.

영국 가디언은 '우사인 볼트 이후 가장 매력적인 육상 선수'로 리처드슨을 지목하기도 했다.

세계육상계는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35·자메이카)와 리처드슨이 벌일 '여자 100m 대결'을 도쿄올림픽 육상 최고 흥행 카드로 꼽았다.

그러나 리처드슨의 도쿄올림픽 출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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