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전향했던 패라, 10,000m 복귀해 도전했지만 기준기록 미달
'장거리 영웅' 패라, 남자 10,000m 올림픽 출전권 획득 실패

올림픽에서 '더블더블(2회 연속 2관왕)'을 달성한 장거리 영웅 모 패라(38·영국)가 남자 10,000m 도쿄올림픽 기준기록을 통과하지 못했다.

사실상 도쿄올림픽 출전은 무산됐다.

패라는 26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인비테이셔널 브리티시 챔피언십 남자 10,000m 경기에 출전해 27분47초04에 레이스를 마쳤다.

도쿄올림픽 기준기록 27분28초에 미치지 못한 기록이다.

도쿄올림픽 기준기록 인정 기한은 29일까지다.

패라가 다시 출발선에 설 기회는 없다.

사실 이번 대회도 패라가 6일 유럽컵에서 27분50초64로 올림픽 기준기록 통과에 실패하자 영국육상연맹이 급하게 만든 대회였다.

패라는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무척 당황스럽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나는 운 좋게도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많은 메달을 땄다.

올림픽에 떨어진 상황에서, 내가 어떤 경쟁심을 가지고 운동을 계속할 수 있겠나.

당장 내일 무엇을 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장거리 영웅' 패라, 남자 10,000m 올림픽 출전권 획득 실패

패라는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5,000m·10,000m를 모두 석권하며 금메달 4개를 목에 걸었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금메달 6개·은메달 2개를 획득했다.

2000년대 세계 육상계에 '단거리는 우사인 볼트, 장거리는 패라'라는 공식이 지배할 정도로 패라는 실력을 갖췄고, 인기를 누렸다.

소말리아 이민 가정 출신인 패라는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으며 성공 신화를 이뤘다.

트랙에서 신화를 일군 패라는 2017년 8월 '마라톤 전향'을 선언했다.

2018년부터 마라톤 풀 코스(42.195㎞)를 뛴 패라는 그해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 05분 11초의 유럽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패라는 마라톤에서도 '유럽 최고'로 올라섰다.

하지만 케냐, 에티오피아가 강세를 보이는 마라톤에서는 '세계 최고'가 되지는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 탓에 결국 연기됐지만 도쿄올림픽이 다가오자 패라는 2019년 11월 트랙 복귀를 선언했다.

마라톤보다는 트랙 장거리 종목에서 메달 획득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아온 패라'는 더는 '장거리 일인자'가 아니었다.

패라의 10,000m 개인 최고기록은 26분46초57이다.

마라톤으로 전향하기 전, 패라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도 27분 초반을 쉽게 뛰었다.

그러나 시간은 흘렀고, 패라도 예전의 패라가 아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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