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에서 홈까지 전력 질주…모든 힘을 쏟는 김강민
어제는 투수, 오늘은 대주자…마흔 살 김강민은 끝나지 않았다
1982년 9월 13일생 김강민(SSG 랜더스)의 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태균, 정근우 등 동갑내기 친구들이 줄줄이 은퇴한 가운데도, 김강민은 나이를 잊은 채 오늘도 그라운드를 누빈다.

김강민은 23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 홈 경기 5-4로 뒤집은 5회말 공격에서 내야 땅볼을 치고 출루한 정의윤의 대주자로 1루를 밟았다.

보통 대주자는 젊고 빠른 선수가 맡지만, 벤치의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한유섬은 발이 느리고, 오태곤은 경기 후반 대수비 등으로 활용해야 했다.

남은 선수는 김강민. 벤치는 김강민이 정의윤보다는 빠른 발을 가졌다는 판단을 내렸다.

후속 타자 고종욱은 상대 팀 두 번째 투수 이정용을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장타를 날렸다.

그리고 대주자 김강민은 전속력으로 뛰기 시작했다.

2루와 3루를 넘어 김강민은 홈으로 질주했다.

득점 성공.
어제는 투수, 오늘은 대주자…마흔 살 김강민은 끝나지 않았다
홈으로 들어온 김강민은 가쁜 숨을 참지 못했다.

정신이 혼미해진 듯 입을 크게 벌리며 호흡했다.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고, 팀 동료들은 불혹의 나이에도 최선을 다해 질주한 김강민을 반겼다.

어제는 투수, 오늘은 대주자…마흔 살 김강민은 끝나지 않았다
김강민은 하루 전날인 22일 LG와 경기에선 1-13으로 뒤진 9회초에 '투수'로 등판해 최고 구속 145㎞의 직구를 던져 이목을 끌었다.

점수가 많이 벌어진 상황이라 불펜을 아끼는 차원에서 외야수 김강민이 등판한 것인데, 그는 온 힘을 다해 공을 던졌다.

경기 결과엔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큰 추억을 남겼다.

사실 김강민은 올 시즌 팀내 역할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부상으로 시름 하던 한유섬이 돌아온데다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추신수가 합류해 입지가 좁아졌다.

그러나 김강민은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며 마지막 불꽃을 불태우고 있다.

딸 셋의 자랑스러운 아빠, 김강민은 오늘도 달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