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 람(27·스페인)이 코로나19 불운을 딛고 제121회 US오픈 골프대회(총상금 1250만 달러) 우승컵을 안았다.

람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 파인스 골프코스 남코스(파71·767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6언더파 278타로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우승 상금은 225만 달러(약 25억5000만원)로 스페인 선수 최초의 US오픈 우승이다.

람은 앞선 세 라운드에서 내내 선두권에 이름을 올리다가 최종라운드 17번 홀(파4)에서 약 7.5m 버디 퍼트를 넣고 우스트히즌과 공동 1위가 됐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들어가면서 위기를 맞는듯 했지만 약 6m 거리의 버디 퍼트에 송공하며 한 타차 단독 1위로 먼저 대회를 마쳤다.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우스트히즌은 17번 홀 티샷이 왼쪽으로 치우치면서 결국 약 3.5m 파 퍼트를 놓치고 람과 2타 차로 벌어졌다. 마지막 홀에서 이글을 해야 연장에 갈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아쉽게 세번째 샷이 홀을 맞추지 못하면서 람의 승리가 확정됐다. 우스트히즌은 이 홀을 버디로 마무리했다. 2010년 디오픈 우승자 우스트히즌은 메이저 대회에서 준우승만 6차례 하게 됐다.

18번 홀에서 그림같은 버디퍼트를 성공한 뒤 람은 그간의 아쉬움을 터트리는 듯 주먹을 불끈쥐며 포효했다. 람은 이달 초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3라운드까지 6타 차 단독 1위를 달려 우승을 눈앞에 뒀으나 3라운드를 마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기권했다. 당시 확진 통보를 받자 람은 그대로 주저앉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13일 코로나13 음성 판정을 받으며 이번 US오픈 참가가 가능해졌다.

올해 4월 첫아들을 얻고 아빠가 된 람은 미국 아버지의 날인 현지 날짜 20일에 메이저 왕좌에 올라 더욱 의미 있는 우승이 됐다. 그는 우승 확정 뒤 "지난 몇주간 긍정적인 생각을 유지하려 노력했다"며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으려 했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