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오픈 2R 끝으로 은퇴…"당장은 엄마 역할에 집중"
LPGA투어 2003년 신인왕 안시현, 필드와 '작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신인왕에 올랐던 안시현(37)이 정들었던 필드를 떠난다.

안시현은 18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 2라운드를 마치고 골프 선수 생활을 접었다.

이날 8오버파를 친 안시현은 2라운드 합계 15오버파로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지난해 KLPGA투어 시드를 잃은 안시현은 한국여자오픈 우승자에게 주는 10년 출전권으로 이번 한국여자오픈에 출전했다.

한국여자오픈 우승자 출전권은 2026년 만료되지만, 안시현은 이제 더는 투어 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인생 2막에 나선다.

2003년 KLPGA투어에 데뷔한 안시현은 그해 11월 제주 나인브릿지 골프클럽에서 열린 LPGA투어 CJ 나인브릿지 클래식에서 깜짝 우승, 하루아침에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미국으로 건너가서 LPGA투어 신인왕에 오른 안시현은 그러나 이후 미국 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2014년 한국으로 복귀했다.

안시현은 지난 2016년 한국여자오픈에서 당시 '대세'였던 박성현(28)을 1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2004년 엑스캔버스 클래식 우승 이후 무려 12년 만에 이룬 KLPGA투어 두 번째 우승이었다.

안시현은 "선수로서 마지막 우승을 차지해 딸을 안고 우승 세리머니를 했던 한국여자오픈에서 은퇴하고 싶었다"면서 "서운하지만, 이제는 끝났다는 시원한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은퇴할 생각은 아니었지만, 노력만으로는 안 되는 게 있더라. 컷이 겨우 통과하는 그런 선수로 남기는 싫었다"면서 "무엇보다 초등학교 3학년인 딸에게 온전한 엄마 노릇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은퇴를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내 골프 인생은 ''희로애락'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한없이 기뻤던 순간도, 말할 수 없이 힘들고 슬펐던 순간도 많았다"는 안시현은 "19세 때 L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했던 때와 2016년 한국여자오픈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앞으로 계획은 정해진 게 없다.

당장은 딸에게 집중하겠다"는 안시현은 "천천히 생각해보겠다.

언젠가는 골프 분야에서 다시 만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