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총상금 1250만달러) 첫날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최대 라이벌의 희비가 엇갈렸다.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31·미국)는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디펜딩 챔피언’으로 타이틀 방어에 나선 브라이슨 디섐보(25·미국)의 시작은 매끄럽지 못했다.

1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골프코스 남코스(파71·7652야드)에서 열린 US오픈 1라운드에서 켑카는 2언더파 69타를 쳐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켑카는 2017·2018년 US오픈과 2018·2019년 PGA 챔피언십을 연달아 제패한 메이저대회 강자다. 이날도 69타로 메이저대회에서 6라운드 연속으로 60대 타수 기록을 이어나갔다.

최근 SNS를 통해 켑카와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는 디섐보는 2오버파 공동 61위로 아쉽게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역대 여섯 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을 노리는 필 미컬슨(51·미국)도 4오버파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지난달 PGA 챔피언십에서 최고령 메이저대회 우승을 기록하며 기세를 올렸다. 메이저대회 가운데 US오픈만 정복하지 못해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마지막 퍼즐을 남겨두고 있다. 그는 이 대회에서 준우승만 여섯 차례 차지했다.

미컬슨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리며 야심차게 출전했지만 전반 내내 매끄럽지 못했다. 10번홀(파4)에서 경기를 시작해 15번홀(파4)까지 3개의 보기를 기록했다. 특히 13번홀(파5)에서는 갤러리의 휴대폰 소리에 방해를 받기도 했다. 두 번째 샷을 앞두고 갤러리 쪽에서 휴대폰 소리가 몇 차례 울렸고 그의 샷은 페널티 구역으로 빠졌다. 그나마 칩샷에 이은 1퍼트에 성공해 보기로 마무리했다. 미컬슨은 “왜 전화기 옆 작은 음소거 버튼을 누르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1라운드는 안개 때문에 예정보다 1시간30분 늦게 시작했다. 이후 대회가 순연되면서 일부 선수가 최대 6개 홀을 남긴 상태에서 일몰 중단됐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시우(26)가 이븐파 71타 공동 24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도 김시우와 같이 이븐파를 기록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