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AG 병역 논란 딛고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발탁
'오지환 논란은 없다' 수비력 인정한 김경문 감독
2020 도쿄올림픽 야구 국가대표팀 엔트리에서 '최대 격전지'로 꼽히던 유격수 부문의 최후 승자는 오지환(31·LG 트윈스)으로 결정됐다.

오지환은 KBO가 16일 발표한 2020 도쿄올림픽 야구 국가대표팀 최종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4명의 최종 엔트리 중 유격수는 오지환과 김혜성(키움 히어로즈) 2명이다.

노진혁(NC 다이노스), 하주석(한화 이글스), 심우준(kt wiz) 등 국가대표 유격수 후보로 거론된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쳤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오지환이 가장 수비를 잘하지 않습니까"라며 오지환의 태극마크 자격에 대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오지환 논란은 없다' 수비력 인정한 김경문 감독
3년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풍경이다.

오지환은 국가대표 선발 논란의 중심에 있던 선수였다.

오지환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전후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오지환은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을 목표로 2017년 시즌 후 경찰야구단과 상무 지원을 포기하는 쉽지 않은 선택을 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병역 특례 대상이 된다는 것을 노린 것이다.

오지환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됐고, 금메달을 목에 걸어 목표를 이뤘다.

그러나 이 때문에 야구 대표팀 선발 방식과 스포츠 병역 특례 제도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오지환과 똑같이 대체복무를 포기했다가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은 외야수 박해민(삼성 라이온즈)도 함께 비판을 받았다.

선동열 전 야구 대표팀 감독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끌고도 국회 국정감사에 불려 나가 '불공정 선발은 없었다'고 해명했고, '사퇴하라'는 말까지 듣는 수모를 겪었다.

'오지환 논란은 없다' 수비력 인정한 김경문 감독
김경문 감독도 당시 오지환 논란을 불편하게 바라봤던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엔트리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 감독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선발 논란이 있었던 오지환과 박해민은 뽑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었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김 감독은 "당시에는 인터뷰는 아니었고, 사석에서 제 작은 의견을 말한 것이 (기사로) 나왔던 것 같다"며 인정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 감독을 맡은 뒤 유격수 후보들을 관찰한 결과 오지환에게 자격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오지환의 수비력을 높게 평가했다.

대표팀에 승선한 투수 10명 중 6명은 이번에 처음 국가대표가 된 선수들이다.

투수들의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내야 수비가 중요하다고 김 감독은 강조했다.

유격수는 내야 수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므로 수비력에 중점을 두고 선수들을 평가했다는 설명이다.

김 감독은 "오지환은 타율은 낮지만, 수비를 제일 잘한다고 생각해서 스태프들이 점수를 많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타격만 보면 오지환의 경쟁력은 좋지 않다.

노진혁은 타율 0.279과 5홈런, 하주석은 0.289에 4홈런, 심우준은 0.313, 4홈런으로 올 시즌 뛰어난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반면 오지환은 올 시즌 타율 0.240, 2홈런, 김혜성은 타율 0.278, 3홈런을 기록 중이다.

김혜성은 60경기에서 24개의 도루를 기록하는 등 뛰어난 주력과 외야수로도 변신하는 다양한 포지션 소화 능력을 갖춰 쓰임새가 많다.

김 감독은 오지환의 수비에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

김 감독은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에서 호평받는 박효준(뉴욕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도 유격수 후보로 지켜봤다면서도 "하지만 오지환이 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지환 논란은 없다' 수비력 인정한 김경문 감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