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전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
"다음에는 마운드에서 '테이크 미 아웃 투 더 볼게임' 듣겠다"
김광현, 이물질 단속에 "난 로진만 쓴다…신경 안 쓰여"
올 시즌 처음으로 6회까지 마운드를 버틴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그 이상을 목표로 내세웠다.

김광현은 16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3피안타 5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달성했지만 아쉽게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다.

세인트루이스는 1-1 균형이 이어지던 9회말 폴 골드슈미트의 홈런으로 2-1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허리 부상을 딛고 11일 만에 복귀한 김광현은 경기 초반 제구가 크게 흔들렸다.

3회초에만 28구를 던졌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입성 이래 김광현의 한 이닝 최다 투구 수였다.

전체 투구 수 102개 가운데 볼이 절반 이상인 53개였다.

상대 투수에게 볼넷을 내줄 정도로 영점이 흔들린 김광현은 그러나 후반으로 갈수록 안정감을 되찾았다.

4회초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드는 등 마지막 10타자 중 9타자를 범타 처리했다.

경기 뒤 화상 인터뷰에 나선 김광현은 "볼넷을 많이 주고 볼을 많이 던져서 그 부분은 아쉽다"며 "그래도 강한 타구가 많이 안 나왔고,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줘 다음 경기가 기대된다.

다음 경기는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김광현, 이물질 단속에 "난 로진만 쓴다…신경 안 쓰여"
초반과 후반의 경기 내용이 극명하게 엇갈린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허리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다.

그는 "사실 경기 초반에는 허리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닝이 지나면 지날수록 허리 상태에 자신감이 생겼다.

다음 경기에는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6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진 김광현은 더 욕심을 냈다.

그는 "일단 처음으로 6이닝을 던졌는데, 다음 경기에서는 (7회에 흘러나오는) '테이크 미 아웃 투 더 볼게임'(나를 야구장으로 데려가 주오)을 마운드 위에서 들을 수 있게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광현은 "다른 어느 팀을 봐도 우리 팀 불펜진이 가장 좋은 것 같다"며 "든든한 투수가 3명이나 버티고 있다는 게 선발투수로서 감사한 일이다.

긴 이닝을 던져서 그 선수들이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최대 화두인 투수들의 이물질 사용 규제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한국의 KBO리그에서 대부분의 커리어를 보낸 김광현은 "나는 로진만 많이 묻히는 편"이라고 답해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그는 "한번은 타자가 파울을 친 뒤 잡은 공을 던져본 적이 있다.

끈적이는 느낌이 너무 싫더라"며 "회전수가 높아진다고 하는데 나는 로진만 많이 묻히는 편이다.

다른 건 안 좋아한다.

다른 투수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