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같은 에이스 없지만 투타 패기로 메달 도전
젊어진 한국 야구, 도쿄올림픽서 '베이징 신화' 재현한다
도쿄하계올림픽에 출전할 한국 야구대표팀 최종 엔트리가 확정됐다.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은 16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기술위원회, 코치진과 함께 선발한 24명의 국가대표를 발표했다.

확실한 세대교체가 눈에 띈다.

발탁이 유력해 보였던 39세 동갑내기 오승환(삼성 라이온즈)과 추신수(SSG 랜더스) 투타 베테랑은 모두 제외됐다.

오승환의 구위는 전성기보다 많이 떨어졌다.

추신수는 팔꿈치 통증으로 아쉽게 합류하지 못했다.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을 획득할 당시 대표팀 타선을 이끈 박병호(키움 히어로즈), 최정(SSG)도 빠졌다.

대신 오재일(삼성), 최주환(SSG) 등 겁 없이 휘두르는 장타자들이 김경문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공격적인 주루를 선호하는 김 감독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두 '쌕쌕이' 김혜성(키움 히어로즈)과 박해민(삼성)을 뽑아 색깔을 확실하게 강조했다.

아울러 KBO리그의 간판으로 입지를 굳힌 이정후(키움)와 강백호(kt wiz)는 무난히 대표팀에 선발됐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의 신화를 쓰고 한국 야구가 금메달을 딸 당시 김경문 감독과 기쁨을 나눈 김현수(LG 트윈스), 강민호(삼성) 두 베이징 멤버가 대표팀 타선의 구심점이다.

젊어진 한국 야구, 도쿄올림픽서 '베이징 신화' 재현한다
간판 교체는 마운드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다승 단독 1위(8승) 원태인(삼성)을 필두로 2위 김민우(한화 이글스·7승) 두 우완 정통파 선발 투수가 김경문호에 승선했다.

강세를 보이는 '옆구리 트리오' 최원준(두산 베어스), 고영표(kt), 한현희(키움)와 대포알 강속구를 앞세운 고우석(LG 트윈스), 조상우(키움)도 힘을 보탠다.

마운드의 열쇠를 쥔 왼팔로는 어깨 통증을 극복하고 극적인 복귀전을 치른 차우찬(LG)과 신인 중 두각을 나타내는 이의리(KIA 타이거즈)가 뽑혔다.

차우찬을 제외하곤 성인 국가대표팀 경험이 거의 없는 영건들이 한국의 운명을 좌우한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 등 그간 국제대회에서 한국 마운드를 책임진 선발 투수들이 차례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한 경기를 확실하게 맡길만한 투수가 없는 게 현재 야구대표팀의 실정이다.

짧게 끊어 던지는 불펜 운용에 크게 기댈 수밖에 없다.

변형 패자부활전을 차용한 본선 대진상 결승까지 최대 8경기를 치러야 해 투수들의 연투 능력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경문 감독은 이런 약점을 젊음의 패기로 정면 돌파할 참이다.

'베이징 신화 재현'의 첫 퍼즐이 맞춰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