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센 사고' 지켜본 덴마크 선수들 "경기 재개는 최악 선택"
"두 가지 선택이 있었다.

둘 다 좋지 않았지만 우리는 최악의 선택을 했다.

"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크리스티안 에릭센(인터밀란)을 눈앞에서 지켜본 덴마크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지만 '경기 연기와 재개'의 갈림길에서 결국 재개 결정을 내렸고, 끝내 0-1로 패했다.

덴마크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13일 펼쳐진 핀란드와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조별리그 A조 1차전 경기에서 에릭센이 전반 막판 심장마비로 쓰러져 심장소생술까지 받고 병원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90여분 넘게 경기가 미뤄지는 최악의 상황을 경험했다.

양 팀 선수들의 합의에 따라 재개된 경기에서 덴마크는 후반 15분 헤딩 결승 골을 내주며 핀란드에 0-1로 졌다.

덴마크 선수들은 빠른 회복세를 보인 에릭센 소식에 한숨을 돌렸지만 경기가 중단되고 라커룸에 모여 경기 재개 여부를 경정해야 했던 힘들었던 상황의 아쉬움을 털어놨다.

골키퍼 카스페르 슈마이켈은 15일 ESPN과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경기를 이어가지 말았어야 했다"라며 "누군가는 지금 결정을 내릴 때가 아니라고 말했어야 했다.

다음날까지 기다려야 했다"고 말했다.

덴마크 대표팀 공격수 마르틴 브레이스웨이트(바르셀로나)도 "경기 재개와 연기의 두 가지 선택이 있었다.

하지만 어떤 선택도 좋은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최악의 선택을 했다"라며 "선수들은 정신이 나가 있었다.

많은 선수가 경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럽축구연맹(UEFA)은 "민감한 상황과 선수들을 최대한 존중하며 문제를 처리했다.

경기 재개는 두 팀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며 "경기 사이에 48시간 휴식이 필요한 상황에서 다른 선택지는 사라졌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