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오픈 제패로 '4대 메이저 + 도쿄올림픽' 석권 기대 높아져
페더러·나달 20회 메이저 우승 기록과 격차도 1회로 좁혀
조코비치, 남자테니스 첫 골든 그랜드슬램?…"가능성 커졌다"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가 남자 테니스 사상 최초의 '골든 그랜드 슬램' 가능성까지 밝혔다.

조코비치는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끝난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단식 결승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5위·그리스)에게 3-2(6-7<6-8> 2-6 6-3 6-2 6-4)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2월 호주오픈에 이어 올해 열린 두 차례 메이저 대회를 모두 휩쓸었다.

조코비치는 이 우승으로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2번 이상씩 우승하는 진기록도 남겼다.

이는 로이 에머슨(1967년)과 로드 레이버(1969년·이상 호주)에 이어 세 번째 기록이지만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로는 조코비치가 처음이다.

조코비치와 함께 남자 테니스의 '빅3'로 군림하는 로저 페더러(8위·스위스)와 라파엘 나달(3위·스페인)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에서 9회, 윔블던에서 5회 정상에 올랐고 US오픈 3회, 프랑스오픈 2회 우승 경력을 쌓았다.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한 해에 4대 메이저 대회를 휩쓰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의 가장 큰 고비를 넘긴 조코비치는 올해 마침 도쿄올림픽까지 열려 올림픽 금메달까지 더한 '골든 그랜드슬램'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조코비치, 남자테니스 첫 골든 그랜드슬램?…"가능성 커졌다"
남자 테니스에서 한 해에 4대 메이저 단식을 휩쓴 사례는 1938년 돈 버지(미국), 1962년과 1969년 레이버 등 지금까지 세 차례 나온 것이 전부다.

또 버지와 레이버가 현역으로 뛸 때는 테니스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아니었기 때문에 4대 메이저에 올림픽 금메달까지 한 해에 5관왕 기록은 남자 테니스에서는 아직 아무도 밟지 못한 고지다.

여자부에서는 슈테피 그라프(독일)가 1988년에 4대 메이저와 서울 올림픽까지 제패해 골든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조코비치는 28일 개막하는 윔블던에서 2018년과 2019년에 연속 우승해 올해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윔블던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열리지 않아 조코비치는 3연패에 도전한다.

이어지는 올림픽과 US오픈은 조코비치가 강한 하드코트에서 열릴 예정이기 때문에 조코비치의 우승 가능성이 크다.

조코비치는 프랑스오픈 우승을 달성한 뒤 인터뷰에서 "매우 자랑스럽고, 행복하다"며 "여기서 멈추지 않고 프랑스오픈에서도 1, 2회 더 우승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치치파스에게 먼저 1, 2세트를 내줬을 때를 떠올리며 "내 안에서 '이제 끝났다'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그때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내 안의 다른 목소리를 더 크게 내려고 했다"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정신력이 대역전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조코비치는 '골든 그랜드슬램'에 대한 가능성을 묻는 말에 "무엇이든 가능하다"며 "이번 우승으로 골든 슬램 달성 가능성도 커졌다"고 답했다.

그러나 "다 알다시피 2016년에도 이랬지만 윔블던 3회전에서 상황이 종료된 적도 있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2016년에도 조코비치는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을 석권하며 '골든 그랜드슬램' 가능성을 키웠지만 윔블던 3회전에서 샘 퀘리(미국)에게 1-3(6-7<6-8> 1-6 6-3 6-7<5-7>)으로 패해 탈락했다.

또 그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1회전 탈락, US오픈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쳤다.

조코비치는 "우선 며칠 더 프랑스오픈 우승의 기쁨을 즐긴 뒤에 윔블던을 생각하겠다"며 "2018년과 2019년처럼 올해도 계속 좋은 성적을 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코비치, 남자테니스 첫 골든 그랜드슬램?…"가능성 커졌다"
그는 메이저 대회 단식 통산 우승 횟수도 19회로 늘려 페더러와 나달의 20회에 바짝 다가섰다.

조코비치는 "2011년 호주오픈에서 내가 메이저 두 번째 우승했을 때 페더러는 16회, 나달은 9회였다"며 "내가 이들의 메이저 우승 기록과 경쟁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고 뿌듯해했다.

조코비치는 "아직 페더러와 나달도 현역 선수기 때문에 당장 올해 윔블던부터 우승 횟수를 추가할 기회가 있다"며 "나도 마찬가지로 우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코비치는 1987년생으로 페더러(1981년생)와 나달(1986년생)보다 어리다.

페더러의 노쇠화가 뚜렷하고, 나달 역시 절대 강세를 보인 프랑스오픈에서 올해 조코비치와 준결승을 패한 만큼 앞으로 이들 세 명의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 경쟁에서도 조코비치가 앞서 나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