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테니스 전설' 노보트나가 스승…오늘 저녁 복식 우승도 도전
'프랑스오픈 우승' 크레이치코바 "하늘의 스승님께 영광을"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테니스 대회 우승을 차지한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26·체코)는 영광을 하늘에 있는 스승에게 바쳤다.

13일(이하 한국시간) 올해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크레이치코바는 세계 랭킹 단식 2위, 복식 1위까지 올랐던 체코 테니스의 '전설' 야나 노보토나의 수제자다.

부모가 열 여덟 살이던 그의 손을 잡고 현역에서 은퇴한 노보트나를 찾아가 조언을 구한 게 인연의 시작이었다.

단번에 크레이치코바의 재능을 알아본 노보트나는 그의 코치가 돼줬다.

노보트나를 만나면서부터 크레이치코바의 성장 속도는 가팔라졌다.

열아홉 살이던 2014년에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 데뷔, 처음으로 투어 대회 복식 결승에 올랐고, 이듬해에는 첫 복식 타이틀을 따냈다.

크레이치코바에게 테니스만 가르친 게 아니라 인생의 선배이자 친구로서 많은 조언을 해주던 노보트나는 2017년 암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슬퍼하던 크레이치코바에게 노보트나는 "나가서 테니스를 즐기고, 메이저 대회 우승에 도전하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프랑스오픈 우승' 크레이치코바 "하늘의 스승님께 영광을"

크레이치코바는 이듬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서 연속으로 복식 우승을 차지했고, 처음으로 복식 랭킹 1위를 찍었다.

크레이치코바는 복식 정상권에서 군림하면서 단식 무대도 꾸준히 노크했다.

그러더니 메이저 대회 단식 본선 진출 5차례 만에 이번 첫 우승을 해냈다.

'청출어람'이라 할 만하다.

마찬가지로 복식에 더 강한 모습을 보였던 노보트나는 서른 살이던 1998년에야 윔블던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을 이뤘다.

크레이치코바는 결승전에서 아나스타시야 파블류첸코바의 마지막 샷이 라인을 벗어나며 우승이 확정되자 손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크레이치코바는 "코치님이 저 하늘 어디선가 나를 늘 돌봐주고 있었다"면서 "지난 2주 동안 내가 해낸 모든 성과도 코치님이 나를 돌봐줬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프랑스오픈 우승' 크레이치코바 "하늘의 스승님께 영광을"

이어 "코치님을 만날 수 있었다는 건 너무도 놀라운 일"이라며 "코치님도 하늘에서 행복해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크레이치코바는 이번 단식 우승으로 하나 만들리코바(1981년 대회)에 이어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두 번째 체코인이 됐다.

노보트나의 스승이 바로 만들리코바다.

사제 간 3대가 체코 테니스의 전설을 써 내려가는 셈이다.

크레이치코바는 카테리나 시니아코바(체코)와 조를 이뤄 출전한 여자 복식에서도 결승에 올라있다.

마지막 상대인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베서니 매틱샌즈(미국) 조까지 제압하면 2000년 마리 피에르스(프랑스) 이후 21년 만에 이 대회 여자 단·복식을 석권하는 선수가 된다.

여자 복식 결승은 13일 오후 6시 30분 시작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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