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넷으로 첫 결승타' LG 신인 이영빈 "다음엔 강하게 쳐서"
고졸 신인 이영빈(19·LG 트윈스)을 절체절명의 순간 대타로 내세우며 LG 코칭스태프는 "부담 느끼지 말고, 과감하게 스윙하라"고 말했다.

이영빈은 과감한 스윙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침착하게 기다렸다.

지도자들의 조언을 뛰어넘는 훌륭한 대처였다.

이영빈은 11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 1-1로 맞선 8회말 2사 만루에서 대타로 등장했다.

경기 뒤 만난 이영빈은 "긴장을 많이 하긴 했다.

그래도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떠올렸다.

꼭 안타가 아니어도,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

두산 우완 이형범은 이영빈에게 연속해서 볼 3개를 던졌다.

이영빈은 "'3볼이 됐으니, 공 한 개를 더 보자'라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형범의 4구째는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다.

이영빈은 5구째 공도 차분하게 기다렸다.

그는 "5구째가 스트라이크가 돼, 3볼-2스트라이크가 됐다면 더 과감하게 스윙했을 것"이라고 했다.

일단 이날 이영빈은 스윙하고픈 욕심을 꾹 눌렀다.

그 결과, 1군 무대 14번째 경기, 18번째 타석에서 첫 볼넷을 얻었고 개인 첫 결승타도 만들었다.

LG는 신인 이영빈이 얻은 밀어내기 볼넷 덕에 3-1로 승리했다.

이영빈은 "팀 승리에 기여해 기쁘다"고 웃었다.

'볼넷으로 첫 결승타' LG 신인 이영빈 "다음엔 강하게 쳐서"
이영빈은 LG 코칭스태프와 프런트가 입을 모아 "장기적으로 육성해야 할 좋은 내야수"라고 칭찬하는 유망주다.

1993년 빙그레 이글스에 입단해 한화, 쌍방울 레이더스, SK 와이번스에서 내야수로 활약하며 1군에서 총 556경기에 출전한 '프로야구 선수 출신' 이민호 씨의 아들이기도 하다.

LG 신인 선수 중 유일하게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영빈은 2군에서 차분하게 실력을 쌓았고, 5월 초에 짧게 1군 무대를 경험했다.

다시 2군으로 내려간 이영빈은 5월 말 LG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안구건조증으로 휴식을 취할 때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가능성을 뽐냈다.

생애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5월 26일 부산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4타수 3안타를 치고 도루까지 성공했다.

5월 27일 롯데전에서는 4타수 1안타를 치며 1군 무대 첫 타점을 신고했다.

'볼넷으로 첫 결승타' LG 신인 이영빈 "다음엔 강하게 쳐서"
오지환이 돌아온 뒤에도 이영빈은 1군에 남았다.

류지현 감독은 이영빈이 '당장 1군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선수'라고 판단했다.

이영빈은 대타, 대주자, 대수비 요원으로 뛰며 16타수 5안타(0.313), 2타점, 1도루를 올렸다.

이영빈은 "경기에 자주 출전하지 못하지만, 1군에 머물면서 보고 배우는 게 정말 많다"며 "오지환 선배의 플레이를 보며 감탄한다"고 했다.

물론 이영빈의 꿈은 '백업'에 머물지 않는다.

'LG의 차세대 주전 유격수'가 이영빈의 장기 목표이자 LG 구단의 구상이다.

이영빈은 "타석에서 주눅 들지 않고, 강한 송구를 하는 게 내 장점"이라고 소개한 뒤 "당연히 미래에는 LG 주전 유격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일단 2021년에는 '1군에서 오래 머무는 것'을 현실적인 목표로 정했다.

이영빈은 "올해는 1군에서 오래 버티면서 많이 보고 배우겠다"고 밝혔다.

개인 두 번째 결승타를 만드는 장면도 상상해본다.

이영빈은 "다음에 기회가 또 오면 강한 스윙을 해서 결승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