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 유로 관중에 '무릎꿇기' 존중 당부…"인종차별 무관용"
유럽축구연맹(UEFA)이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개막을 앞두고 축구 팬들에게 선수단의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존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1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UEFA는 성명을 통해 "관중들에게 각 팀과 선수들의 '무릎 꿇기'를 존중해 주시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UEFA 대변인은 "UEFA는 인종차별을 용납할 수 없다.

무릎 꿇기를 통해 인류의 평등을 외치고자 하는 모든 선수는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잉글랜드 대표팀의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에서 홈팬들이 무릎 꿇기 퍼포먼스에 야유를 보낸 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이달 3일과 7일 영국 미들즈브러의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각각 오스트리아, 루마니아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렀는데, 경기장을 찾은 일부 관중은 경기 전 경기장에서 무릎을 꿇은 선수들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무릎 꿇기는 스포츠계의 대표적인 인종차별 저항 운동이다.

2016년 미국프로풋볼(NFL) 선수 콜린 캐퍼닉이 경기 전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질 때 무릎을 꿇은 채 국민의례를 거부한 데서 시작됐다.

지난해 5월에는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하면서 인종 차별 반대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 스포츠계에서는 선수들이 경기 전 무릎 꿇기로 동참해 왔다.

당초 경기장 내에서는 정치적 표현이 금지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 사안과 관련해 금지 규정의 '유연한 적용'을 주문하는 등 관용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팬 사이에서는 선수들의 무릎 꿇기 퍼포먼스가 실효성이 없다거나, 정치적인 의도를 포함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들의 주장이 경기장에서 야유로 발현되는 가운데, 잉글랜드 대표팀은 굴하지 않고 12일 개막하는 유로 2020에서도 퍼포먼스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영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앞서 "어떤 이들은 이 행위에 담긴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인정한다.

우리는 그것을 무시하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13일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의 유로 2020 조별리그 D조 1차전이 열리는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는 차별을 규탄하고 선수들을 존중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메시지가 전광판을 통해 송출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