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데뷔 5년 만에 첫 홈런…"서튼 감독님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다"
'역전 투런포' 롯데 김민수 "강로한형 홈런에 정말 뿌듯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2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안치홍을 뺐지만, 빈자리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현재 팀 타선에서 가장 잘 치는 안치홍 대신에 투입된 김민수가 역전 투런 홈런을 터트리며 공백을 말끔히 지웠다.

롯데는 이날 키움에 4-2 역전승을 거두고 래리 서튼 감독 부임 이후 첫 연승을 달렸다.

김민수의 역전 투런포가 결정적이었다.

김민수는 팀이 1-2로 뒤진 4회초 2사 2루에서 키움 선발 제이크 브리검의 슬라이더를 통타해 좌월 투런 홈런으로 연결하고 전세를 뒤집었다.

2017년 롯데 유니폼을 입은 김민수가 프로 데뷔 5년 만에 1군 무대에서 처음 터트린 홈런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민수는 첫 홈런 기념구를 들어 보이며 "첫 홈런을 쳐서 기분이 좋고, 팀이 이겨서 더 좋다.

아직은 얼떨떨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볼 카운트가 0볼-2스트라이크로 불리했지만, 김민수는 브리검의 높게 제구된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슬라이더를 노리고 있었는데 계속 낮게 들어와서 맞추질 못했다"며 "마침 높은 슬라이더가 들어와서 돌렸는데,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

김민수는 "홈런을 쳐야겠다고 생각지는 않았다.

홈런이란 게 운도 따라야 한다"며 "방망이 중심에만 맞히려고 했다"고 부연했다.

김민수는 유망주 기용에 인색했던 전임 허문회 감독 체제에선 제한된 기회만을 부여받았다.

지난해 1군 출전은 3경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김민수는 포기하지 않고 2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기량을 갈고닦았다.

퓨처스(2군)팀 감독이었던 서튼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으면서 김민수에게는 기회의 문이 열렸고, 그는 그렇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민수는 "서튼 감독님과는 2군에서 보이지 않는 신뢰감이 많이 쌓였다"며 "믿음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좀 더 집중했다"고 소개했다.

'역전 투런포' 롯데 김민수 "강로한형 홈런에 정말 뿌듯했다"
그는 자신에 이어 5회초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 올린 강로한의 활약에도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김민수는 "정말 뿌듯했다.

내가 더 뿌듯하고 기분 좋았다"며 "형과는 작년 캠프 때부터 룸메이트였다.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어도 속으로는 힘들어했다는 걸 안다.

오늘 형이 잘 치는 걸 보니까 나도 좋았다"고 말했다.

서튼 감독은 "선발 프랑코가 가장 좋은 공을 던지지는 않았지만 전사처럼 싸워줬다"며 "김민수, 강로한 등 팀의 미래를 책임질 어린 선수들이 잘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불펜도 어제, 오늘 좋은 모습을 보여줘 팀이 승리할 수 있었다.

전사처럼 싸워준 모든 선수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며 "매일매일 원팀이 돼가고 있고 내일 스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