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경기력·한일전 참패에 '위기'…WC예선 3연전, 명예회복 기회
벤투, 슈틸리케 제치고 축구대표팀 최장수 사령탑 등극
파울루 벤투(52)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역대 최장수 사령탑에 등극했다.

2018년 8월 22일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1일로 부임 2년 283일째를 맞았다.

종전까지 최장수 사령탑이었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2014년 9월 24일 부임해 2년 264일째인 2017년 6월 15일 경질됐다.

이로써 벤투 감독은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총 73명(감독 대행·중복 부임 포함)의 지도자 중 단일 부임 기간 기준으로 가장 오래 사령탑에 앉은 감독으로 한동안 한국 축구 역사에 기록되게 됐다.

벤투 감독은 2018년 9월 7일 코스타리카와 평가전(2-0 승)을 시작으로 28차례 A매치를 지휘해 16승 8무 4패를 기록 중이다.

A매치 승률이 57%로 나쁘지 않고,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에서는 H조에서 1위에 올라 있으나 벤투 감독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곱지 못하다.

벤투, 슈틸리케 제치고 축구대표팀 최장수 사령탑 등극
기대를 모았던 그의 포르투갈식 빌드업 축구는 완성도를 높이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경기력이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 가운데 벤투 감독이 새 선수 선발에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다 보니 선수 명단이 발표될 때마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에 국내에서 열리는 월드컵 2차 예선 3연전을 앞두고 발탁된 이기제와 정상빈(이상 수원) 정도가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을 뿐이다.

흔들리던 벤투호는 지난 3월 한일전에서 0-3 참패까지 당하면서 팬들로부터 신뢰를 거의 잃은 분위기다.

축구계 안팎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덕분'에 벤투 감독이 장수하고 있다는 말마저 나온다.

코로나19 없이 지난해와 올해 정상적으로 A매치가 열렸다면 벤투 감독을 향한 비판의 수위가 지금보다 훨씬 높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벤투, 슈틸리케 제치고 축구대표팀 최장수 사령탑 등극
벤투 감독에게 이번 2차 예선 3연전은 명예 회복의 기회다.

한 수 아래인 투르크메니스탄, 스리랑카, 레바논에 전승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상적인 경기 내용까지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팬들의 지지를 회복해 더 안정적으로 월드컵 최종예선, 나아가 본선까지 준비할 수 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월드컵 지역예선부터 본선까지 완주한 감독은 차범근 전 수원 감독, 허정무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 2명뿐이다.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 중인 벤투호는 5일 오후 8시 투르크메니스탄과 첫 경기를 치른다.

9일 오후 8시에는 스리랑카와 만나고 13일 오후 3시 레바논과 최종전을 치른다.

경기는 모두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