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에서 밀렸지만 현실 인정…뒤에서 대주자·대타로 쓸모 있게"
'10년 만의 끝내기' 고종욱 "홈으로 뛰어준 지훈이에게 감사"

고종욱(32·SSG 랜더스)은 "경기 후반에 대타로 나갈 수 있다"라는 코칭스태프의 말에도 "한유섬이 먼저 나가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9회말 끝내기 기회에서, 김원형 SSG 감독은 고종욱을 호명했다.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 0-0으로 맞선 9회말 1사 1, 2루에서 고종욱이 대타로 등장했다.

경기 뒤 그는 "감독님께서 나를 호명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라고 했다.

김원형 감독의 선택은 옳았다.

고종욱의 배트에서 끝내기 안타가 나왔다.

고종욱은 '평균자책점 0' 행진을 이어가던 삼성 사이드암 철벽 불펜 우규민과 맞섰다.

볼 한 개를 기다린 고종욱은 2루째 우규민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겼다.

타구는 1루 근처에서 파울 라인 밖으로 벗어났다.

타구가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왔으면, 끝내기 안타가 될 법한 타구였다.

고종욱은 "그 타구가 파울이 돼 정말 아쉬웠다.

그래도 아직 승부가 끝나지 않아서,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10년 만의 끝내기' 고종욱 "홈으로 뛰어준 지훈이에게 감사"

실제 고종욱은 우규민과의 승부에 집중했다.

고종욱은 3구째 시속 140㎞ 직구를 받아쳤고, 공은 삼성 중견수 김성표 앞으로 날아갔다.

2루 주자 최지훈은 3루를 돌아 홈으로 내달렸고, 김성표의 송구도 홈을 향했다.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 접전이 펼쳐졌지만, 최지만이 먼저 홈에 도착했다.

승부를 결정짓는 대타 끝내기 안타였다.

고종욱은 "1루로 뛰면서 '제발 지훈이가 홈에서 살았으면'이라고 바랐다"며 "정말 고맙다.

홈으로 쉬운 타구가 아니었는데 지훈이가 득점을 해줬다"고 후배를 향해 감사 인사를 했다.

고종욱은 히어로즈 시절이던 2011년 9월 16일 목동 두산 베어스전 이후 10년 만에 끝내기 안타를 쳤다.

개인 2호다.

당시에도 고종욱은 대타로 등장해 끝내기 안타를 쳤다.

2021년 KBO리그에서는 고종욱이 처음으로 대타 끝내기 안타를 생산했다.

고종욱은 "오늘 개인 첫 끝내기 안타를 쳤다고 생각했다.

10년 전 일이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웃었다.

'10년 만의 끝내기' 고종욱 "홈으로 뛰어준 지훈이에게 감사"

사실 고종욱은 힘겨운 2021시즌을 보내고 있다.

추신수가 입단하고, 후배 최지훈이 성장하면서 고종욱은 외야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그는 "솔직히 힘들긴 하다.

하지만 내가 봐도 현재 주전으로 뛰는 외야수들의 기량이 뛰어나다"며 "나는 외야 수비 실력도 부족하고…. 일단 올해는 대타와 대수비로 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고종욱은 2019년 타율 0.323, 31도루, 76득점으로 활약했다.

그는 "지금 나는 누가 봐도 백업 선수"라고 몸을 낮췄지만, '공격 재능'을 되찾는다면 다시 주전 경쟁에 뛰어들 수도 있다.

1일 경기에서 사령탑에게 눈도장을 찍은 것도 고무적이다.

김원형 감독은 "대타 고종욱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몫을 해줘 이길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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