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삭스전서 인터리그 첫 경험…경기 최다 투구 '104개'
김광현, MLB서 처음으로 지명 타자 상대해 안타 2개 허용
역전 홈런 한 방에 시즌 2패째를 당한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인터리그 첫 등판에서 값진 경험을 했다.

김광현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홈런 1개 등 안타 5개를 맞고 볼넷 3개를 허용해 3실점 했다.

팀의 1-5 패배로 김광현은 1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이어 2연패를 당했다.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한 김광현은 14번째 선발 등판 만에 처음으로 지명 타자를 활용하는 아메리칸리그팀과 상대했다.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내셔널리그팀과의 대결에선 느끼지 못한 타선의 중압감을 처음으로 경험했을 터다.

실제 5번 지명 타자로 출전한 화이트삭스의 예르민 메르세데스는 안타 2개를 치고 김광현을 괴롭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팀당 60경기만 치른 2020년, 김광현은 같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팀하고만 대결했다.

팀 간 이동 거리를 줄여 코로나19 확산을 막자는 MLB 사무국의 조처 탓이다.

이동 제한이 풀린 올해에 김광현은 필라델피아 필리스, 뉴욕 메츠, 샌디에이고 등 같은 리그 다른 지구 팀과의 경기에도 등판했다가 이날은 처음으로 아메리칸리그팀의 안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김광현은 전날까지 4승 1패, 평균자책점 1.37로 화이트삭스 에이스로 맹활약한 우완 랜스 린과 선발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린이 6회 폴 골드슈미트에게 첫 안타를 적시타로 내줘 먼저 1실점하면서 역시 무실점으로 맞서던 김광현에게 행운이 깃드는 듯했지만, 6회말 화이트삭스의 반격이 매서웠다.

김광현, MLB서 처음으로 지명 타자 상대해 안타 2개 허용
야스마니 그란달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6회말 2사 1루에서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이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타구의 질이 심상치 않던 앤드루 본을 앞두고 실트 감독은 투수 교체를 고민했지만, 김광현이 막겠다고 버텼다.

본은 2회 좌익수 쪽 2루타, 4회 우익수 직선타로 물러났던 터였다.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아, 본은 김광현의 체인지업을 퍼 올려 전세를 뒤집는 좌월 2점 아치를 그렸다.

김광현이 던진 이날 99번째 공이었다.

맥 풀린 김광현은 후속 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추가 실점의 불씨를 남긴 채 강판했다.

이날 투구 수 104개는 지난해 9월 20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경기에서 남긴 103개를 넘는 김광현의 빅리그 한 경기 최다 투구 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