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우 "키는 내가 커" vs 강현무 "얼굴은 제가 낫죠"
'동해안더비' 앞둔 울산-포항…GK 조현우-강현무 신경전도 후끈
올 시즌 두 번째 '동해안 더비'를 앞두고 수문장 조현우(30·울산 현대)와 강현무(26·포항 스틸러스)가 입담으로 먼저 붙었다.

조현우와 강현무는 20일 오후 하나원큐 K리그1 2021 18라운드 맞대결을 앞두고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서 한 목소리로 '승리'를 다짐했다.

동해안 더비라는 부담을 내려놓고, 평정심을 유지하겠다는 생각도 일치했다.

울산의 골키퍼(GK) 조현우는 "모두 같은 경기다.

라이벌전이지만 늘 하던 대로 차분히 플레이하겠다"며 "한 골도 먹지 않고 무실점 승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포항의 골문을 지키는 강현무도 "동해안 더비라고 해서 다른 경기가 아닌 수많은 경기 중 한 경기다.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내 두 선수의 미묘한 신경전이 시작됐다.

조현우와 강현무는 지난해 9월 2020 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준결승에서 앞다툰 선방 쇼로 팬들에게 인상을 남긴 바 있다.

1-1로 맞선 연장 끝에 승부차기에서 울산이 4-3으로 이겼는데, 당시 포항 강현무가 키커로 나서 찬 공을 조현우가 막아내기도 했다.

당시를 떠올린 조현우는 "강현무가 득점하면 포항이 이기는 상황이었고, 그걸 홈 경기장에서 볼 수는 없을 것 같아 '저건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막아서 다행이지만, 막지 못했다면 잠을 못 잤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뒤 "골키퍼는 마지막까지 차분해야 한다"는 '뼈 있는 조언'을 남기기도 했던 그는 이날도 "강현무가 정말 훌륭한 선수지만, 막는 것에 신경을 좀 더 썼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

'동해안더비' 앞둔 울산-포항…GK 조현우-강현무 신경전도 후끈
그러자 강현무는 "내가 승부차기에서 못 넣어도 (울산의 슛을) 막을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이 있었다.

이길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이번 더비에서는 설욕하고 싶을 터다.

리그 경기에서는 승부차기가 없지만, 포항이 페널티킥을 얻을 경우 키커로 나서겠냐는 질문에 강현무는 "자신은 있다"면서도 "감독님이 못 차게 하실 것 같다"며 웃었다.

농담을 주고받으면서도 두 선수는 공방을 이어갔다.

조현우는 강현무보다 자신이 나은 점을 묻자 "현무보다는 키가 크다.

공중볼에 자신감이 있다"며 "좋은 선수니까 비교하긴 그렇다.

좋은 경기를 펼치면 좋겠다"고 답했다.

강현무는 "일단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넘버 원' 골키퍼니까 배울 게 많다"고 운을 떼고는 "그래도 축구 말고 얼굴이나 머리 스타일은 내가 낫다"며 되받아쳤다.

조현우 올 시즌 정규리그 16경기에 나서 8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 클린시트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강현무는 15경기에서 4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아 노동건(수원) 송범근(전북)과 공동 6위에 자리하고 있다.

자존심이 걸린 시즌 두 번째 동해안 더비를 앞두고 조현우와 강현무는 "팀 승리가 중요하다"며 나란히 '선방 쇼'를 약속했다.

/연합뉴스